24일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상영... 7분간 기립박수
24일(현지시간)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상영이 끝난 후 설경구(왼쪽 두 번째)와 임시완(오른쪽)이 손을 들어 관객들의 기립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칸=강은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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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분 동안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감독의 불참이 못내 아쉬운 순간이었다.
24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상영됐다. ‘불한당’의 주연배우 설경구 임시완 전혜진 김희원은 이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이 직접 나와 이들을 환대하며 극장 안으로 인도했다. 긴장했던 네 사람은 박 감독을 보는 순간 환하게 웃으며 안도하는 듯 보였다. 극장으로 들어선 네 사람은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자리로 이동했다.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패기가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우정과 배신을 그린 ‘불한당’은 이날 자리를 가득 메운 2,000여명의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강렬한 액션 장면과 배우들의 탁월한 내면 연기는 2시간여의 상영시간 동안 관객들을 숨죽이게 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박찬욱 감독이 24일(현지시간)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영화 ‘불한당’의 공식 상영회에 참석해 출연배우들을 안내하고 있다. 칸=강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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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네 배우의 연기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자 설경구는 두 손을 불끈 쥐고는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고, 임시완은 두 손을 들어 관객들에게 화답했다. 김희원은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리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감독의 빈자리는 너무나 커 보였다.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선기간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여성을 비하하거나, 경쟁 영화를 비난하는 글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변 감독은 ‘불한당’이 개봉한 뒤에도 배우들과 함께 무대인사 등 영화 프로모션 활동에 나서지도 못했다.
‘불한당’은 칸영화제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대되는 경사를 맞았으나 변 감독의 글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 빚어졌다. 변 감독은 사과까지 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변 감독은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아예 칸영화제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칸영화제 사무국에 ‘감독 불참’을 알리며 칸의 초청장을 받고도 칸을 가지 못하는, 국내 영화인으로서는 유례 없는 사례를 남겼다.
설경구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초청된 영화 ‘불한당’ 상영에 앞서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칸=강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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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왼쪽에서 세 번째부터)과 임시완 설경구 김희원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극장에 나란히 앉아 ‘불한당’의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칸=강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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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불참이라는 불상사에도 불구하고 ‘불한당’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 상영 후 “역대급이라 할 만큼 관객 반응이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성공적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배급사 트윈의 게이조 가바타씨는 “’불한당’은 지난 몇 년 간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한국 범죄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임무와 배신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밀도 높은 서스펜스로 일본 관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일본에서 임시완이 매우 주목 받는 한국 배우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고도 했다.
‘불한당’은 이번 칸영화제에서 프랑스 호주 일본 인도 영국 이탈리아 터키 등 총 117개국에 판매되는 실적을 올렸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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