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측, 서류증거 조사 연기 요청…재판부 '기각'

법원 "제한된 시간…당장 증거조사부터 해야"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5.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최은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5) 측이 두 번째 재판에서 예정된 서류증거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거기록이 방대한 상황에서 다른 일정에 앞서 당장 할 수 있는 서류증거 조사부터 해야 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5일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회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지난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최씨 사건에 대한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이상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사실의 증명과 관련된 주장을 입증할 계획이 끝나야 증거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다"며 "하지만 이날 바로 증거조사부터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다른 사건의 증인신문 내용부터 오늘 보자고 하는 건 저희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혹시 하더라도 조금 천천히 다음 기일을 잡아서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일반적인 사건에선 쟁점을 정리하고 어떻게 할지 미리 입증 계획을 짜고 천천히 증거조사를 하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건은 증거 기록이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도 몇백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한된 시간 내에서 모든 입증 계획과 혐의 인부, 심리계획을 다 짠 다음에 증거조사를 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당장 증거조사를 할 수 있는 공판기록부터 조사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이 변호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다음 기일에는 이재용·문형표 사건의 공판 기록에 대한 서류증거 조사를 하고, 그다음 기일에는 김기춘·장시호 사건의 공판 조서에 대한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에 특검에 앞서 증인신문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주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이기에 검찰이 먼저 신문하면 거기에 대한 반대신문을 저희가 하게 해달라"며 "공소 주체는 특검 아니라 검찰"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누가 먼저 주신문을 하는 건 상관없지만 검찰과 소송관계인이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다른 관계인의 의견을 종합해 재판부가 합의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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