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찾아 추모·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촉구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부착된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위령표 모습. 뉴스1 DB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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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던 김모군(19)이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한 지 1주기를 맞은 가운데 노동계 시민단체들이 구의역을 찾아 김군을 추모하고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5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만원행동'(만원행동) 회원 30여명은 25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많은 시간 동안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일터의 안전이다"며 "젊은이 다수가 불안정한 고용조건 속에서 공공부문 일터들에서 일하고 있는데, 김군과 같은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양산돼 온 간접고용·비정규직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소장은 "김군과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박원순 시장이 약속했던 정규직화가 제대로 이행되어야 하고, 서울시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공공부문에서도 간접고용·비정규직·민간위탁은 이제 근절되어야 한다"며 "중앙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제대로 된 정규직 일자리를 만든다면 이런 안타까운 희생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야간알바 노동자 김광석씨(35)는 "1년 전 이 자리에서 안전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로 한 노동자가 돌아가셨지만 우리는 그 사건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한 것 같다"며 "1년 전 이곳 구의역에서 일어난 일과 작년 12월 경북 경산 편의점에서 노동자가 돌아가신 일의 본질은 결국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몇명의 청년이 더 쓰러져야 우리는 이 행진을 멈추게 되겠느냐"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청년의 죽음을 방치해선 안 된다. 바로 지금부터 최저시급 만원을 만들고 기본소득을 만드는 일이 그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성실 변혁당 학생위원장은 "안전을 지키는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쓰는 비정규직 공화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다"며 "서울시는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시민 안전은 지하철의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이 되면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견을 마친 뒤 지난해 5월28일 사고가 발생했던 9-4번 승강장 앞으로 이동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하고 김군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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