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차 공판]朴측 이의제기에 초반부터 공전···“주진형 증인 반대”

박근혜 전 대통령(65)에 대한 두번째 공판이 시작부터 갈등을 빚었다. 박 전 대통령측이 재판 순서가 부적절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50분 넘게 본 공판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절차에 대한 공방만 오갔다.

박 전 대통령측은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에 대해서도 법정에 부르는 것을 반대했다. 주 전 대표는 앞서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와 독설로 화제가 된 바 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측 이상철 변호사는 “형사재판은 공소사실에 대한 인부(인정 여부를 밝히는 것)와 증거신청이 이뤄져 입증계획이 수립된 다음에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 사건은 입증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는데 오늘 당장 증거조사부터 하자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당초 이날 2차 공판에서는 지난해 11월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강제 모금한 혐의(직권남용·강요)로 기소된 최씨의 재판 기록의 내용을 법정에서 함께 보고,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측 의견을 듣는 증거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혐의가 같은 ‘공범’이기 때문에 이미 최씨 재판에서 진행된 증인 신문 내용 등은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반복하지 않고 해당 기록을 살펴보고 박 전 대통령측 의견을 듣는 것으로 갈음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저희가 아직 이 사건에 대한 증거 인부도 끝나지 않았는데 증거조사부터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일반적인 사건에서는 이 변호사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지만, 이 사건은 증거가 방대하고 신문할 증인이 몇 백명이 될 수도 있다”며 “제한된 시간 내에서 하기 위해 지난 기일에 이미 증거조사부터 하자고 말했다”고 답변했다.

이 변호사는 재차 이의제기를 했고,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29일 검찰이 신청한 주진형 전 한화증권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측은 반대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 사건을 끌거나 재판을 연기할 의도는 전혀 없고, 신속한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싶은 것은 검사님들 못지 않다”면서도 “주 전 대표는 이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했기 때문에 해당 기록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이같은 절차 관련 이야기만 50분 넘게 이어지자 검찰측에서도 변호인들에 대해 부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 때 검찰 수사기록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 전체를 제출했고, 지금 법정에 계신 변호사님들도 그때 관여한 변호사들”이라며 “그때부터 변호사들이 다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이 부장검사의 말에 대해 재차 “시간을 끌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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