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7시쯤 청주 사창지구대에 한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헤어진 남자친구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다시 만나자고 한다. 해코지 할까 무섭다”는 ㄴ씨(21·여)의 신고였다. 경찰은 불안해 하는 ㄴ씨를 사창지구대로 불러 안정시켰다. 하지만 전 남자친구 ㄱ씨의 전화는 계속됐다. 경찰은 전화를 하지 말라는 경고를 주기 위해 ㄱ씨에게 지구대로 와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대천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던 ㄱ씨는 2시간 뒤인 이날 오후 9시쯤 자신의 차량을 몰고 지구대에 도착했다. 경찰은 그의 몸에서 심한 술 냄새가 나자 음주운전 여부를 추궁했다. ㄱ씨는 “친구가 대신 운전해 줬다”고 잡아뗐다. 그의 거짓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났다. 지구대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그가 직접 차를 몰고 주차한 뒤 지구대로 들어오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것이다. 결국 ㄱ씨는 “소주 반병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털어놨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대천에서 술을 마시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청주까지 100여㎞ 넘게 음주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인 0.075%였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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