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권위 위상 높여라…前정권 인권경시와 결별"(종합)

"MB·朴 정권 인권 경시 바로잡고 인권 실현"

"기관장 평가에 인권위 권고 수용 지수 포함 검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가인권위 위상 제고 방안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국가인권위의 예산 편성과 조직·정원 통제 자율권을 주고 인권위원 선임 절차 독립성을 보장하는 등 위상 제고를 위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2017.5.2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방지를 강조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위상을 제고하라"고 지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했음을 강조했다"며 국가인권위 관련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인권 경시 태도와 결별하고 국가의 인권 경시 및 침해를 적극적으로 바로 잡고 기본적 인권이 실현되는 국정운영을 도모하라"며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제고 및 인권위 권고사항 수용 실태조사를 민정수석실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인권위법상 인권위는 대통령에게 특별보고를 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때는 특별보고가 형식화되고 박근혜 정부때는 특별보고가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인권위로부터 정례적으로 특별보고를 받고 정부부처 내 인권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게 하는 등 조치를 통해 인권위가 정부부처의 '인권침해 파수꾼'이자 '인권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첫 특별보고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청와대와 인권위의 조율을 통해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민정수석실은 또 참여정부 시절부터 각 기관의 인권위의 권고 수용 실태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이를 조사해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에는 인권침해 진정사건을 기관별로 분석한 결과 구금시설(30.2%)과 경찰(20.0%)이 높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은 보고 내용을 토대로 Δ인권위 권고사항에 대한 수용률을 높일 것 Δ인권위 핵심 권고사항을 수용하지 않고 부가적 사항만 일부 수용하는 것은 사실상의 불수용으로 보고 '무늬만 수용' 행태를 근절할 것 Δ수용 여부 결론 자체를 회신하지 않는 등 행태의 근절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기관이 인권위의 권고사항 수용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하면서 기관장 평가의 하나로 '인권위 권고 수용 지수' 도입을 검토하라고 했다.

'시스템적으로 권고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은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 수석은 "인권위 권고의 구속력을 강화하는 방안은 국회가 (입법적으로) 선택할 몫"이라며 "행정부 수장으로서 대통령은 기관장 평가를 통해 수용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원 밀실선임 방지를 위한 법 개정 역시 입법자의 관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민정수석실을 문 대통령의 지시에 기초해 경찰 등에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수석은 "기관별 침해사건을 보면 구금시설과 경찰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며 "두 기관의 민원인에 대한 태도에 인권침해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바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경찰의 경우 향후 수사권 조정에 대한 염원을 피력하고 있다"며 "수사권 조정의 필수적 전제로서 인권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경찰 자체적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을 전제로 경찰에 인권위 권고 수용률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사권 조정 문제는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며 "여러 전 제중 하나가 경찰 내에서 불법적인 침해요소를 방지하는 내부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관계의 재정립"이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이명박 정부 당시 안경환 인권위 위원장이 정원축소에 항의하며 임기 중 사퇴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인력과 예산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임기 초 국가인권위 관련 지시를 내린 이유에 대해 조 수석은 "대통령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소중한 경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권력기관 운영이 인권위가 요구하는 정신에 기초해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경각심을 갖고자 임기 초기에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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