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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경제허리 '알짜 일터' 집합…대기업 안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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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 가보니
87개사 현장면접 통해 채용…직장 환경·취업 준비 특강도


아시아경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소기업청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최 '중견기업 100만+ 일자리 박람회'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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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중견기업들 중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알짜'가 많잖아요.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얘기 듣고 지원하러 왔어요."

국내 첫 중견기업 공동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 김수호 씨가 전한 말이다. 그는 청년실업률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취업 가뭄' 시기에 중견기업계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단비'라고 전했다.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소기업청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주최 '중견기업 100만+ 일자리 박람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고용창출의 든든한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는 보령제약, 유진기업, 캠시스 등 중견기업 87개사가 현장면접을 통해 직원을 뽑았다. 구직자, 기업 인사담당자, 대학과 고등학교 취업 지원 관계자 등 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행사장에서는 중견기업의 복리후생과 직무환경 등 바로알기와 취업준비를 위한 경력 관리 노하우 특강 등이 이어졌다. 진로적성검사와 현장매칭관 상담, 이력서 사진 촬영, 면접이미지ㆍ헤어메이크업 컨설팅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열렸다.

중견기업은 경제의 '허리'로 불린다. 국내 중견기업체는 3558개로 전체 기업의 약 0.1%에 불과하지만 고용과 매출은 각각 전체 사업체의 약 6%와 17%를 차지한다.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비교적 높은 급여와 준수한 복지를 갖춘 소위 '좋은 일자리'가 많다.

이런 까닭에 구직자들은 중견기업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첫 취업에 도전하는 이지호 씨는 피에스케이, 유라코퍼레이션, 제우스 등 IT 관련 부품ㆍ기계장비 제조기업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씨는 "온라인으로 원서 작성하고 검색하는 것만으로는 중견기업에 대해 알기 어려웠다"며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중견기업 취업시장을 체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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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ㆍ부품 분야 연구개발 직무에 지원한다는 하은주 씨는 "중견기업은 기업정보에 접근하는 진입장벽이 높다"며 "중견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람회에서는 특히 신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 전기전자 제조업 부스가 성황을 이뤘다. 카메라 모듈을 제조하는 캠시스의 이강일 인사팀장은 "직접 채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지만 인지도가 낮은 B2B(기업 간 거래) 기업들은 이런 박람회를 통해 구직자에게 이름을 알린다"며 "R&D(연구개발) 기획, 해외영업 분야 신입직원을 채용하려는데 박람회가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고 했다.

석수호 일양약품 인사팀장은 "박람회 쪽에서는 직접 구직자들을 만날 수 있다"며 "얼마나 직무를 파악하고 준비했는지를 바로바로 알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양약품은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 2명에게 공채 서류전형을 면제해줬다고 밝혔다.

대학 산학협력 관계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김흥수 순천향대 교수는 "중견기업은 기업과 구직자 모두 서로를 제대로 알아보고 찾기 어렵다"며 "(중견기업 박람회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 인재가 필요로하는 기업을 연결할 수있는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한 인적 경쟁력 강화가 중소ㆍ중견기업 세계화에 핵심 요소가 됐다"면서 "근로 보상 혁신으로 우수 인력이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유입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이 형성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은 "젊은 세대에게 좋은 일자리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일. 좋은 일자리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제대로 중견기업을 알리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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