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정유라, 檢조사 눈앞…국정농단 재수사 바람부나

-정유라, 이대 비리ㆍ삼성 뇌물죄 관련 당사자

-귀국 즉시 검찰 조사…국정농단 재수사 확대 촉각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아직 언급할 때 아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덴마크 당국의 본국 송환 결정을 결국 받아들인 정유라(21) 씨는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정 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향후 국정농단 전반에 대한 재수사로 확대될 지 주목된다.

정 씨의 귀국은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과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국정농단 재판에도 ‘돌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경희(55ㆍ구속기소) 전 이화여대 총장 등 이대 학사비리 연루자들은 25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1심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덴마크에 구금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5일 한국 송환 결정에 대한 불복 소송을 포기하면서 한국행이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 달 29일 올보르 구치소에서 현지 언론과 가진 ‘옥중 인터뷰’ 모습.[사진=엑스트라 블라데 홈페이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 씨의 딸 정 씨는 덴마크 당국의 송환 결정에 불복해 벌인 소송을 이날 포기하면서 도피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우리 법무부는 현재 덴마크 당국과 신병 인수일정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덴마크 법에 따라 30일 내에 송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덴마크와 한국 간 직항이 없어 제3국을 경유해야 한다”며 “경유국 선정 및 경유국의 통과호송 승인을 받아 호송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 씨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어 입국 직후 공항에서 체포돼 검찰로 압송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전력 탓에 구속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비리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동시에 특검이 뇌물로 규정한 삼성그룹의 승마 특혜지원에도 깊숙이 관여된 당사자다.

그러나 정 씨는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이화여대 비리에 대해 “학교에서 최경희 전 총장과 류철균 교수를 단 한 번 만난 적 있을 뿐”이라면서 “학점은 나도 의아하다”고 했다.

삼성의 특혜 지원에 대해서도 “삼성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됐는데 나는 그 중 한 명”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어머니 최 씨도 전날 열린 이대 학사비리 공판에서 정 씨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최순실 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화여대 학사 비리 공판에 출석해 “어린 학생(정유라)을 자꾸 공범으로 몰지 말라”며 딸 정유라 씨를 두둔했다. 이대 학사비리 공판은 25일 결심을 끝으로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결국 검찰은 정 씨를 상대로 이 부분을 보강조사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동시에 승마 특혜지원을 둘러싼 삼성의 뇌물죄 부분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씨에 대한 조사를 기점으로 검찰이 국정농단 재수사에 나설 지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국정농단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한이 연장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을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이 재수사 취지로 해석되면서 벌써부터 검찰의 재수사 여부와 그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국정농단을 수사한 윤석열 수사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 역시 재수사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됐다.

그러나 윤 지검장은 재수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언급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자리가 비어 있는 만큼 우선 검찰 추가 인사가 마무리되면 국정농단 재수사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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