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운이 다했다”던 EU 수도 방문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수도이자 자신이 ‘지옥 같은 소굴(hellhole)’이라고 말했던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했다. 브뤼셀 시민 9000여명이 거리에 나와 반(反) 트럼프 시위를 벌였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경찰 추산 9000여명이 트럼프 반대 시위에 나섰다고 전했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왕궁에서 필리프 국왕 부부와 만난 뒤 샤를 미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반(反) 트럼프 시위](출처=AF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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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미셸 총리에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최우선 순위는 테러다, 세계는 끔찍한 처지에 놓여있지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뤼셀 시민들은 브뤼셀북(北)역 인근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이 벨기에 땅을 밟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벨기에가 무슬림을 사회에 통합하는데 실패해 엉망이 됐다며 브뤼셀을 ‘지옥 같은 소굴’이라고 묘사했다.
시위에 나선 한 벨기에 시민은 “트럼프는 브뤼셀을 ‘지옥’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은 트럼프를 ‘멍청이(ass-hole)’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대학생 나탈리 에거몬트 등 대학생들이 조직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수백만명이 참여한 반트럼프 시위 ‘여성들의 행진’에서 영감을 받았다.
에거몬트는 “트럼프의 정치적 견해가 벨기에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며 “이번 시위는 트럼프 개인이 아니라 군국주의, 성차별, 인종차별 등에 대한 반대”라고 설명했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EU 본부를 방문해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그동안 트럼프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하고 EU는 “운이 다했다”고 말해왔다. 그는 NATO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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