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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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 팔이 수술을 하다가 실수해 수술을 받던 환자가 죽었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설계한 프로그래머일까, 아니면 인공지능을 로봇 팔에 담아도 된다고 승인한 제조사일까. 그것도 아니면 로봇 팔을 실제로 수술에 사용하도록 한 결정한 의사일까.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 빅데이터 등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최근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법원 '사법정책연구원'은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한국지식재산협회(KINPA) 등과 공동으로 24일 서울 법원종합청사 1층 대강당에서 '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발제를 한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은 "기술과 자동차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센서와 연동된 차량제어, 무선 통신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앞으로 만들어질 차에 다수 적용되리란 전망을 내놨다.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지능형 안전 차량'에 대해선 "앞으로는 다양한 도로 주행 조건 등에 관한 빅데이터를 확보해 무인 자율 주행도 가능할 것"이라며 "개인이 실제로 그런 자율주행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사회적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 법제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줘야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변호사 출신인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이사는 "인공지능 도입은 필연적"이라며 "정부는 관련 연구에 대한 투자를 뒷받침하고 국회, 사법부와 함께 규제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사법의 과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학문적 논의에 중점을 뒀던 기존 4차 산업혁명 관련 법률 심포지엄과 달리 실제 산업현장 최전선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생생한 의견을 전달한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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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크게 두 가지 정책적 과제로 △데이터의 보호, 이용, 공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필요 △알고리즘 공개 범위와 사용자의 알 권리 관련 규제 마련을 꼽았다. 일본 정부에서 추진한 '의료 데이터 공유'를 좋은 사례로 소개했다. 의료 관련 데이터를 익명화해 공유하고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판사 경험도 있는 그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도입에 있어서 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여러 이해충돌 상황에서 균형을 잘 잡아 줄 것을 사법부에 당부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이언 가천의대 길병원 부원장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경험을 소개했다. 인공지능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질병에 걸린 환자에 대해 어떤 치료를 언제 하는 게 좋다는 식으로 추천을 해준다는 것.
“환자를 진료하는 데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고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만약 인공지능이 실수해 문제가 생긴다거나 각종 인공 장기들이 사람 몸에 이식되는 과정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사법제도 정비가 이 문제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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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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