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funE | 칸(프랑스)김지혜 기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개막 후 일주일이 지났다. 영화제는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경쟁작 총 19편 중 절반 이상인 14편이 공개됐다.
한국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와 '그 후'(감독 홍상수)의 현재 순위는 어느 정도일까. 현실적인 수상 가능성은 얼마일까. 현지의 반응과 해외 영화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전망해봤다.
◆ '옥자' 보다는 '그 후' 수상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일 공개된 '옥자'는 영화 전문지 스크린인터내셔널이 발행한 스크린 데일리로부터 평균 2.3점(4점 만점 기준)을, 또 다른 소식지 '르 필름 프랑세즈' 로부터는 2.0점(4점 만점 기준)을 받았다.
23일 공개된 '그 후'는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균 2.5점을 받았다. '르 필름 프랑세즈'는 2.1점(4점 만점 기준)을 부여했다. 일단 양대 칸 소식지의 평점 결과로만 봤을 때는 '옥자'보다는 '그 후'의 수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해외 영화 관계자들은 두 영화의 수상 가능성을 그리 높게는 보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온 프로듀서 사무엘 자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에선 메시지를 드러내는 방식이 가장 투박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시각적 즐거움은 있지만, 완성도가 기대에는 못미친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영화 웹진 '더 필름'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소와 클로서는 "'그 후'를 무척 흥미롭게 봤다. 홍상수는 자기 반영의 상황을 영화에 녹여내 흥미진진한 불륜 드라마를 완성했다. 그러나 칸영화제의 취향과 맞는 영화인지는 모르겠다"고 수상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내다봤다.
최근 몇년간의 칸영화제의 수상 흐름도 두 영화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영국에서 온 영화 프로듀서 필립 허드는 " 칸영화제는 몇 년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정치, 사회, 복지에 관련된 이슈를 소재로한 영화들에 후한 점수를 줬다"면서 "두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에 칸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얼마나 후한 점수를 줄지는 의문이다"라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수상은 심사위원의 성향? 그렇지도 않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스페인의 국민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이다. 화려한 미장센과 정제된 형식미를 통해 메시지를 구현해내는 작가주의 감독이다. 사랑 특히 모성에 관한 주제에 집중하며 '나쁜 교육',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줄리에타' 등의 수작을 만들어왔다.
심사위원장의 성향만 본다면 '옥자'와 '그 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옥자'는 올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19편의 영화 중 상업영화의 냄새가 가장 짙다. 제작비 560억이 투입된 상대적 블록버스터 영화인 데다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투자 및 제작을 담당한 영화다.
게다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개막 기자회견에서 "극장에 걸리지 않는 영화가 수상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겨냥한 말을 남겼다. '그 후' 역시 네러티브 구조가 선명한 영화를 만들어온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칸영화제 심사에 있어 심사위원장의 성향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최근 몇 년간의 결과를 보면 직접적 상관관계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 심사위원장은 '매드맥스' 시리즈의 조지 밀러였다. 황금종려상은 영국의 사회파 감독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게 돌아갔다. 2년 전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은 미국의 블랙코미디 거장 코엔 감독이었다. 그해 황금종려상은 범죄영화의 대가 자크 오디아르의 난민 문제를 다룬 영화 '디판'이었다.
'옥자'와 '그 후'는 사실상 중하위권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결과는 알 수 없다. 심사는 심사위원장 포함 9인이 블라인드로 진행하며 그 기준도 알 수 없다. 지난해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스크린 데일리 기준 2.5점의 평점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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