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들여 길 만들고는 곧바로 폐쇄…예산 낭비 전형
구미 선산 생태공원 |
(구미·칠곡=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이게 무슨 공원입니까. 잡초밭이지."
지난 24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원리 일원에 있는 낙동강 둔치 생태공원을 지나가던 한 주민은 혀를 끌끌 찼다.
이 공원은 이명박 정부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한 4대강 사업으로 만들었다.
당시 많은 둔치가 생태공원이나 체육공원으로 탈바꿈했지만, 5년여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방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생태공원은 찾는 사람이 적다 보니 곳곳에 잡초가 우거졌다.
길 막아놓은 쇠사슬 |
작은 개천에 놓은 다리 앞에는 누군가 흙을 쌓아 다닐 수 없도록 해놓았다.
공원 안을 여기저기 다니려고 해도 곳곳에 설치한 쇠사슬이 출입을 막았다.
햇볕에 퇴색한 안내 간판은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길 막은 구조물 |
구미보 인근에 만든 도로는 예산 낭비 전형이다.
국도 25호선에서 구미보 동편 아래 둔치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든 길은 곧바로 폐쇄됐다.
시공 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도로에는 통행금지를 알리는 안내판, 플라스틱 구조물, 각종 쓰레기만 남아 있다.
칠곡 석적 생태공원 |
이곳보다 하류에 있는 칠곡군 석적읍 남율리 낙동강 생태공원도 잡초밭으로 변한 지 오래다.
사람 키만 한 풀이 우거졌고 벽돌을 깐 보도에는 풀이 촘촘하게 났다.
비나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비 가림막은 일부가 부서져 있었다.
이곳 안내판 역시 글자를 알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관리의 손이 미치지 못해 차츰 흉물로 변해 가는 생태공원이 곳곳에 있다.
구미보를 찾은 서윤정(40·여)씨는 "강 주변을 정비해서 처음에는 깔끔하고 좋았는데 지금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엉망인 곳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캠핑장이나 체육공원은 찾는 사람이 있고 꾸준하게 관리한 덕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칠곡보 오토캠핑장 곳곳에는 야영객이 친 텐트가 눈에 띄었다. 인근 체육공원에서는 여러 명이 풀을 뽑으며 축구장 잔디를 깔끔하게 관리했다.
최근 칠곡보 캠핑장을 방문한 황모(44)씨는 "대구에서 가깝고 시설도 깔끔한 데다가 주변에 칠곡보나 호국평화기념관 등 둘러볼 곳도 많아 괜찮았다"고 말했다.
길 막힌 공원 |
부서진 비 가림막 |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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