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멘 듀작 모레 생 드니 피노 누아 와인들 |
세게에서 가장 비싼 와인 로마네 꽁띠 출처=홈페이지 |
로마네 꽁띠 포도밭이 있는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뉘 본 로마네 포도밭 구획 출처=홈페이지 |
프랑스 부르고뉴 모레 셍 드니 포도밭 구획 |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샤토 개념은 많이 다릅니다. 보르도의 대표 산지 메독 지방은 샤토 단위로 등급을 정하고 부르고뉴는 포도밭 단위로 등급을 정합니다. 또 샤토 대신 도멘(Domaine)이란 명칭을 사용합니다. 보르도 그랑크뤼는 1등급부터 5등급의 와인으로 분류되는데 1등급 샤토가 와인을 만들면 바로 1등급 와인이 됩니다. 몇등급 와인이냐가 중심이지요. 1등급 와인 생산자가 공급이 달려 와인을 더 생산하고 싶으면 옆 동네 포도밭을 사서 확장한 뒤 똑같은 1등급 와인 이름으로 팔 수 있는 있답니다. 쉽게 얘기하면 루이뷔통이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지요.
하지만 부르고뉴는 포도밭 단위로 특등급밭, 1등급밭이 아예 정해져 있답니다. 로마네꽁띠는 밭이름이자 브랜드 이름이랍니다. 따라서 생산자가 밭을 더 사서 로마네꽁띠를 추가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 하답니다. 찾는 사람은 많지만 와인생산량을 맘대로 늘릴 수 없으니 값이 비쌀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더구나 부르고뉴 포도밭은 잘게 쪼개져 수많은 소유자가 각각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믈리에 등 와인업계 관계자들이 1년동안 부르고뉴만 공부해도 모자랄정도로 어려운 이유지요.
도멘 듀작 와이너리 로고 |
도멘 듀작 오너 일가 |
끌로 드 라 로쉬 그랑 크뤼(오른쪽)과 모레 생 드니 프리미에 크뤼 |
한국을 찾은 도멘 듀작 오너 제레미 쎄이스(Jeremy Seysses) |
모레 생 드니 도멘 듀작 2009 |
도멘 듀작 페르 에 피스 모레 생 드니 |
포도밭이 잘게 쪼개진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때 유명 포도밭을 소유한 대형 수도회에서 포도밭을 다 빼앗아 농민들에게 잘게 쪼개서 분배하게 됩니다. 또 나폴레옹 칙령으로 장자에게 상속하던 상속법이 바뀌면서 재산을 모든 자녀에게 균등 분배하면서 더 잘게 쪼개져 나가게 된거지요. 부르고뉴 부조(Vougeot)지역의 유일한 그랑크뤼밭 끌로드 부조(Clos de Vougeot)는 보르도 샤토 마고의 포도밭 사이즈와 비슷하지만 끌로드 부조는 포도밭이 100구획이 이상으로 나뉘어져 있고 주인이 80명이 넘는답니다. 가장 작은 경우는 소유자의 포도밭이 200㎡에 불과할 정도 입니다.
그러니 같은 지역 포도밭이라도 생산자마다 와인 맛이 천차만별이랍니다. 부르고뉴 와인을 마실때 생산자가 누군지를 곡 확인해야 하는 이유지요. 하지만 한 생산자가 단일 구획 포도밭을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이런 포도밭을 모노폴(monopole)이라고 부릅니다. 그 포도밭을 대체할 와인이 없으니 값이 비쌀 수 밖에 없는데 바로 로마네꽁띠가 모노풀입니다.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가는 와인바 이름으로 유명해졌지요.
부르고뉴 와인은 생산량으로 보면 프랑스 와인의 5%밖에 되지 않지만 이런 이유로 명성은 가장 높답니다.부르고뉴 와인 생산지는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50km 내려가면서 오쎄르(Auxerrois), 샤블리(Chablis)에서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본(Beaune), 마꽁(Mâcon)까지 이어집니다. 부르고뉴 와인은 2만4000헥타르에서 130만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되면 112개의 AOC가 있습니다.
부르고뉴 와인은 북쪽에서부터 샤블리와 오쎄르가 포함된 이욘(Yonne), 꼬뜨 드 뉘(Côte de Nuits), 꼬뜨 드 본느(Côte de Beaune), 꼬뜨 샬로네즈(Côte Châlonnaise), 마꼬네(Mâconnais)의 5개 지역으로 이뤄집니다. 이 중 꼬뜨 드 뉘와 꼬뜨 드 본 지역은 황금의 언덕이란 뜻의 꼬뜨 도르(Côte d’Or)라고 불릴 정도로 부르고뉴에서도 핵심 와인 산지랍니다. 이중 꼬뜨 도르의 북쪽을 구성하는 꼬드 드 뉘는 ‘부르고뉴의 샹젤리제’로 불리우는 세계적인 피노 누아 와인의 명산지로 부르고뉴의 그랑 크뤼급 지역이 이 곳에 몰려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이 모레 생 드니(Morey saint denis)입니다. 샹볼 뮈지니(Chambolle-Musigny)와 쥬브레 샹베르땡(, Gevrey Chambertin) 사이에 있는 모레 생 드니는 주민이 800명 정도인 작은 마을로 그랑 크뤼 밭이 4개나 있고 프리미에 크뤼 밭도 20개가 있지만 워낙 명성이 높은 쥬브레 샹베르땡과 샹볼 뮈지니에 가려 있다 최근에 호평을 받고 있는 와인 산지랍니다. 요즘에는 모레 생 드니 와인이 제브레 샹베르땡 와인보다 더 짜임새 있는 와인으로 평가 받을 정도랍니다. 모레 생 드니 지역의 가장 유명한 생산자로는 도멘 듀작(Domaine Dujac), 도멘 로베르 그로피에(Domaine Robert Groffier), 도멘 퐁소(Domaine Ponsot) 등입니다.
도멘 듀작은 오랜 역사가 있는 와이너리는 아니지만 40여년 동안 독자적인 뛰어난 와인을생산해 ‘부르고뉴의 에센스이자 추천서’로 불릴 정도로 단시간에 높은 위상을 차지했습니다. 대표와인이 끌로 드 라 로쉬 그랑 크뤼(Clos de la Roche·사진) 입니다. 머스크향 감초향과 함께 딸기, 라즈베리, 농익은 체리와 블루베리 등 과일 아로마와 우아한 꽃향이 입안에 폭발하는매력적인 피노누아 와인입니다. 또 잘짜여진 구조감과 인상적인 피니쉬가 돋보이죠.
도멘 듀작은 파리에서 비스킷공장을 운영하던 루이 쎄이스(Louis seysses)가 런던의 은행에서 일하던 그의 아들 자크 (Jacques)와 모레 생 드니 포도밭 4.5ha를 소유한 도메인을 1967년 인수하면서 와인생산에 뛰어듭니다. 이 도멘은 끌로 데 라 로쉬(Clos de la Roche), 끌로 생 드니(Clos St Denis), 쥬브레 샹베르땡 프리미에 크뤼 콤보떼(Combotte) 밭을 고루 보유하고 있어 생산 잠재력이 매우 뛰어났답니다. 1969년에는 에쉐죠(Echezeaux) 본 마레(Bonne Mare)의 그랑크뤼 밭도 매입합니다.
도멘 듀작은 어떻게 짧은 시간에 부르고뉴 최고의 피노 누아 생산자가 됐을까요? 최근 한국을 찾은 도멘 두작 오너 제레미 쎄이스(Jeremy Seysses)는 최고의 와인은 자연에 순응할때 빚어진다고 강조하네요. “특별한 양조 철학이 있다기 보다는 와인이 포도 본연의 맛을 지니도록 자유를 부여하는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 예를들면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거나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압착하거나 하는 것들이죠. 전통과 현대를 융합해서 최적의 양조방식으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려고 노력합니다”.
도멘 듀작 모레 생 드니 프리미에 크뤼 (Domaine Dujac Morey Saint Denis 1er Cru) 2010은 플로랄 향이 짙게 느껴지며 농익은 체리, 블루베리 등의 팔레트가 인상적입니다. 강하지만 부드러운 탄닌감과 균형감이 특징이고 집중력이 매우 뛰어난 빈티지입니다.
도멘 듀작 모레 생 드니 (Domaine Dujac Morey Saint Denis) 2009는 그랑크뤼나 프리미에급 와인은 아니지만 모레 생 드니를 잘 표현한 피노 누아입니다. 딸기 향, 라즈베리 향이 복합적으로 올라오고 균형 잡힌 과실 향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잘 짜여지고 집중력 있는 피니쉬도 인상적입니다.
도멘 듀작 페르 에 피스 모레 생 드니 (Dujac Pere Et Fils Morey Saint Denis) 2012는 도멘 듀작의 네고시앙 와인입니다. 같은 모레 생드니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도 직접 재배한 포도로 만들면 도멘 듀작으로 표기하고 사들인포도로 만든 네고시앙와인은 도멘 듀작 페르 에 피스로 판매합니다. 설익은 자두, 블루베리 등의 아로마를 풍기며 강건한 탄닌이 느껴집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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