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비중 반도체 ↓ 스마트폰 ↑
메모리 영업이익 쏠림 현상도 완화
안정적 삼각 포트폴리오 구축
4차산업 대비한 선제 투자 필요 시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55만원→225만원’.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미국 애플사가 2007년 1분기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시대를 연 이후 10년간 4배 이상 뛰어올랐다. 같은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배, 8배 가량 늘었다. 재테크의 대명사로 불리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이 기간 고작 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리더십 변화와 ‘삼성 특검’·‘최순실 게이트’라는 대형 악재를 거치며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하지만 융·복합이 핵심인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속에서 다가올 10년의 미래를 대비해야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메모리 편중 현상 줄이고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2007년 1분기와 올해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14조 3860억원→50조 5475억원’, ‘1조 1831억원→9조 8984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2%에서 19.58%로 2.4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 시기 매출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HHP’(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 비중의 증가다. 2007년 1분기 삼성전자 부문별 매출은 현재의 CE(TV·생활가전)에 해당하는 디지털 미디어 및 생활가전 사업부가 16.2%, IM(인터넷·모바일) 부문인 정보통신 총괄이 32%,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인 반도체 및 LCD 총괄이 각각 31.1%, 19.8% 등으로 절반이 넘는 50.9%를 차지했다. 올 1분기에는 CE 부문 19.8%, IM 부문 40.5%, DS 부문(반도체 24.6%·디스플레이 12.8%) 37.4% 등으로 10년 새 메모리 등 부품사업 의존도가 줄고 세트 사업 비중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M 부문 비중이 10%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연간 기준)은 10년 새 메모리 등 반도체 비중이 낮아지고 스마트폰 등 IM 부문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7년 당시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CE 부문도 ‘QLED TV’와 ‘에드워시’, ‘플렉스워시’ 등 프리미엄 혁신 제품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해 기여도를 크게 높였다. 이 기간 메모리 등 반도체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6%에서 46.5%로 대폭 낮아졌고 대신 IM부문이 25%에서 37%, CE가 영업적자에서 9.3%로 돌아서는 등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세계 1위 지배력 지속 강화…‘4차 산업 혁명’ 대비 중요
삼성전자는 각 제품별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도 꾸준히 강화해 왔다.
2007년 1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27.3%였던 D램은 올 1분기 44.8%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세계시장에선 3~4위권으로 사업보고서엔 국내시장 점유율만 표기했던 스마트폰 등 HHP 제품도 2011년 이후 글로벌 1위에 오르며 1분기 기준 점유율이 21.2%를 기록하고 있다. 생산량도 1950만대에서 9689만대로 약 5배가 증가했다. TV도 2006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며 올 1분기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21.4%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스마트폰시대 개막 이후 10년간 반도체와 스마트폰, TV·생활가전 등이 삼각축을 이루며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는 향후 10년은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한 과감한 선제 투자가 이전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비(非)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사업부를 신설하고 자율주행·커넥티드카 등과 연계된 전장(전자장비) 사업 투자 등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몰라도 회사가 꾸준히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려면 총수 부재 상황이 조속히 해결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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