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 받는 어르신 |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폐렴은 국내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폐렴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노인 폐렴 환자들이 감기로 병원을 찾았다 뒤늦게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 균혈증을 동반한 폐렴, 뇌수막염, 심내막염 등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이 동반할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 균혈증의 경우 사망률이 60%이며 수막염의 경우 사망률이 8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2007년 3.4%, 2012년 15.4%에 불과했으나 2013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후 올해 5월 현재 접종률이 61%로 뛰어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성인 대상 폐렴구균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정부는 노인층의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가운데 23가 다당질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 무료 접종하고 있다. 반면 13가 단백접합백신은 무료 돈을 내고 맞아야 한다.
문제는 23가 다당질 백신은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의 예방 효과는 뚜렷하지만 폐렴의 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도 두 백신의 예방 범주가 다른 만큼 교차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감염학회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13가 단백접합 백신의 예방효과가 23가 다당질백신에 비해 더 높다. 23가 다당질 백신의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 예방 효과는 45~74%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반면 13가 단백결합 백신의 경우 75%를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침습성 폐렴구균의 경우 23가 백신이 25~65%, 13가 백신이 45%를 예방해 주는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파악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3가 백신은 23가 백신보다 면역반응은 효과적이며 소아에서 13가 백신을 대규모로 접종할 경우 타 연령에서 간접방어 효과가 있다"며 "반면 23가 백신은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13가보다 11가지 혈청형을 추가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30년간 풍부한 사용 경험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고려대 의과대학 송준영 교수팀에 의뢰해 발표한 비용효과성 조사에서도 가격이 더 비싼 13가 단백결합 백신이 23가 다당질 백신에 비해 더 비용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접종률을 60%로 가정했을 때 비용대비 가장 효과적인 백신은 13가 단백결합 백신 단독 접종(797달러)였으며 13가 단백결합 백신 접종 후 23가 다당질 백신 순차 접종(1228달러), 23가 다당질 백신 단독 접종(2만5786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비용이 적을 수록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미국감염질환학회 비싸 더라도 국민들에게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비용대비 효과적이고 예방률이 높은데도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NIP로 도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5만원인데 비해 13가 단백결합 백신은 15만원 가량으로 10만원이나 더 든다.
정부 역시 효과가 확실한 단백접합 백신을 무료로 맞도록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예산 문제와 간접예방효과를 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014년부터 13가 백신이 소아에게도 NIP접종으로 포함됐는데 소아의 폐렴구균 접종률이 높아지면 노인의 폐렴 발생률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노인의 폐렴 간접예방효과 등을 추가로 따져본 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진국들 상당수가 우리나라처럼 23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로 현재 미국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13가 백신 후 23가 백신을 순차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유럽 국가들은 우리나라처럼 23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
의학계 관계자는 "면역저하 기저질환 등이 있는 고위험의 경우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을 우선 접종하고 1년 후 23가 다당질 백신을 맞는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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