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 53일 만에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23일 뜻 모를 단어 하나가 화제가 됐다.
사복(私服)을 입은 박 전 대통령의 가슴 왼편에 달린 원형 수용자 배지에 쓰여 있는 빨간색 글씨 '나대블츠'였다(맨 왼쪽 사진). 나대블츠 아래엔 박 전 대통령이 수용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뜻하는 '서울(구)', 또 그 아래엔 박 전 대통령의 수인 번호인 '503'이 적혀 있었다.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이 글씨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으로 수용된 사람들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호송할 때 분류하기 쉽도록 구치소에서 적어둔 것이라고 한다. 나대블츠의 '나'는 최순실 게이트 사건 연루자라는 의미여서 가장 범주가 넓다. 그다음 글자 '대'는 미르·K재단 모금 강요와 대기업 뇌물 사건, '블'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츠'는 한국동계스포츠센터 사건을 뜻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 사건 모두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배지(가운데)엔 '나블'이라고 쓰여 있고, '대기업 뇌물'로 분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배지(오른쪽)엔 '나대'라고 적혀 있다.
최순실씨는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사복을 입을 땐 이들과 달리 사각형 배지를 달고 나온다.
[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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