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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핫 코너] 인기 연예인 섭외비만 8000만원대… 콘서트 된 대학축제… 암표도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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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짜리 입장권, 5만원까지 뛰어 부르는게 값

"용돈벌이 짭짤" 일부 학생들 알바

조선일보

'(아이돌 그룹) 엑소, 트와이스 온다는 지라시(사설 정보지) 돌고 있습니다. 고려대 축제 입장권 2매 8만원에 팝니다.'

최근 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게시판은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입장권을 판다는 게시글로 한때 도배되다시피 했다. 26일 예정된 고려대 축제에 인기 연예인이 출연한다는 소문이 중·고생 사이에 돌면서 9000원짜리 입장권이 3~4배까지 치솟은 것이다. 고려대 축제 입장권은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도 살 수 있지만, 거래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버젓이 웃돈까지 더해져 '암표'로 거래되는 것이다. 고려대 재학생 박모(23)씨는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즐겨야 할 대학 축제가 연예인 콘서트장으로 변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대학 축제가 입장권 암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세대 재학생 이모(27)씨는 이달 초 동기 2명과 '암표 부업'을 했다. '아카라카(연세대 축제 명칭)' 입장권을 사서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 비싼 값에 팔았다. 1만1000원짜리 입장권을 인터넷에 올리자 금세 5만원에 팔렸다. 무대와 가까운 VIP석 티켓 1장은 1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축제에는 월드스타 싸이와 인기 가수 아이유 등 초호화 연예인이 출연했다. 이씨는 "5월 축제 시즌만 되면 인터넷에서 표를 구해달라는 사람들이 수두룩해 부르는 게 값이다"며 "짭짤한 용돈 벌이가 된다"고 했다.

2004년 연세대·고려대가 시작한 축제 유료 입장권은 최근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의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도 23~25일 열리는 축제에 인기 아이돌 마마무와 넬, 이적 등을 초청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일반인 3000원, 청소년 2000원에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대학들이 축제 입장권을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기 연예인 출연료를 충당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고려대·연세대는 작년 축제 때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만 각각 8690만원, 8360만원을 썼다. 연예계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을 대학 축제 때 섭외하려면 20~30분 공연에 1500만~3000만원은 줘야 할 정도로 비싸지만, 대학들은 '타대학에 질 수 없다'며 경쟁적으로 연예인을 초청한다"고 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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