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디언즈…'와 올드 팝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의 꼬마 나무 ‘그루트’.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Q. "나는 그루트다(I'm Groot)."
그루트는 최근 개봉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감독 제임스 건)에 등장하는 나무 종족의 이름이다. 1편에서는 거목(巨木)에 가까웠지만, 반대로 2편에서는 나뭇가지 크기의 귀여운 꼬마 나무로 변했다. 이번 속편의 첫 장면에서 다른 동료들은 괴물과 힘겹게 싸우는 동안에도, 그루트는 흥겨운 음악을 틀고 스피커 앞에서 앙증맞은 춤을 추느라 여념이 없다. 한 편의 유쾌한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첫 장면에서 흘렀던 음악은 무슨 곡이었을까.
A. 1970~1980년대 인기를 누렸던 영국 록 그룹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O)'의 1978년 곡 '미스터 블루 스카이(Mr. Blue Sky)'다.
'미스터 블루 스카이'는 ELO에서 보컬과 기타, 베이스와 첼로, 드럼과 작곡까지 두루 소화했던 만능 음악인 제프 린의 곡으로 비틀스 스타일의 밝고 경쾌한 로큰롤로 편곡했다. 제프 린은 영국 라디오 인터뷰에서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짙게 깔린 스위스 별장에서 2주간 한 곡도 쓰지 못하다가, 갑자기 햇살이 비치고 알프스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자 그다음 2주 동안 이 곡을 포함해 14곡을 연달아 작곡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1970~1980년대 올드 팝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서 사운드트랙(OST)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인공 '피터 퀼'(크리스 프래트)의 외계인 아버지와 지구인 어머니가 만나는 초반 장면에서 흘렀던 1970년대 미국 팝 그룹 '루킹 글라스(Looking Glass)'의 히트 곡 '브랜디(Brandy)'가 대표적이다. 영화에서 피터 퀼은 어머니의 유품인 워크맨으로 흘러간 옛 노래를 듣는 것으로 묘사된다. 영화는 은하계(Galaxy)를 지키는 수호자들(Guardians)의 활약을 만화적으로 묘사한 SF 장르인데도 1970~1980년대 팝 음악들이 흐르다 보니 복고풍의 독특한 매력이 넘친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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