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서 간담회… 4강 외교전략 논의
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특사단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등 정상하고도 만나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 교환을 했다”며 “한국과 일본 간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말을 제대로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 국가와) 정상회담도 가져야 하는데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로서 (특사 파견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정국이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외교 공백 상태에 있었는데 공백을 메우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미국),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중국), 문희상 의원(일본) 등 특사단이 참석했다. 홍 전 회장은 “미국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오히려 지금이 북핵 문제를 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중국 특사단은 일부 중국 측 인사들이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안보실 1차장에 이상철 성신여대 교수를, 2차장에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안보실장을 포함해 안보실 지도부에는 외교관, 군인, 학자 출신이 각각 한 명씩 포진하게 됐다.
이 1차장은 2013년 군에서 전역할 때까지 대북정책과 군사회담 전문가로 활약했다. 육군 소령이던 1991년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을 담은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에 실무자로 관여하는 등 일찍부터 군비통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김 2차장은 문 대통령 곁에서 10여 년간 한반도 평화론에 입각한 외교안보 틀을 구상해 온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이번 대선 때는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연구위원장을 맡았다.
김 2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장은 (북한과) 대화 국면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관여(engagement) 입장도 있기 때문에 방법이나 시기, 조건들을 미리 생각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5·24 대북제재 조치가 이날로 7년을 맞았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최근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대통령 특사인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대주교)은 이날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는 내용이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해 달라며 김 대주교에게 묵주를 건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나리 기자 / 파리=동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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