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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대화 통한 해결로 되돌아간 중국, 유엔 안보리 대북 추가제재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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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프, 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중국은 “대화 못 나설 이유 없어”

강한 제재 주장하던 한국 신중 모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KN-15) 발사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지만 대북 추가 제재를 내놓지 못했다. 중국의 반대 때문이었다. 당초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 방안으로 북한에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원유 공급과 북한 근로자 파견 제한 등이 거론됐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일본 등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주장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중국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류제이(劉結一)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긴급 회의 후 “현재 상황에서 대화에 나서지 못할 이유가 없고 정치적 의지에 달렸다”며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을 방문 중인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가 새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에 의해) 똑같은 영화가 상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제재 이행을 관철시킬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 싸울 구실을 주지 말라”는 대북 경고도 보냈다.

영국의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 대사는 회의에 앞서 “더욱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제재로 신속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프랑수아 드라트르 프랑스 대사는 “기존 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더해 더 강한 제재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외교가에선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어느 정도 공조하는 듯했던 분위기가 바뀐 데 주목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국이 대북제재를 반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결국 중국은 지금껏 주장해 왔던 ‘대화와 평화를 통한 해결’로 돌아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유엔 한국 대표부가 새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북한에 대해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지만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회의가 있을 때마다 회의장 밖에서 또는 물밑에서 제재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23일 안보리 대북제재 강화에 대한 질문에 “미국 등 안보리 우방들과 협의하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 간 협의되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우리 정부 차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며 ‘응당한 제재 추진’을 강조하던 기존 입장에서 돌아섰다. 이와 관련, 유엔 소식통은 “외교안보 라인의 전열 재정비 단계여서 (유엔 대표부가) 아직 별도 지시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심재우 기자 shim.j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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