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템프라니요 와인 36종 비교
돈키호테 무대 라만차서 온 볼베르
우직하고 순수한 맛에 강건한 느낌
에고메이는 부드럽고 체리향 은은
중앙일보 ‘와인 컨슈머리포트 시즌3’의 여섯 번째 주제는 5만원 이하의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 와인이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스페인 와인의 특징을 잘 살린 와인을 추린 것이다. 템프라니요는 강렬한 루비 빛을 띠는 스페인의 토착 포도 품종이다.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에서도 일부 생산되지만, 스페인이 원산지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면서도 적당한 향과 산도를 지녔다. 다양한 품종과 블렌딩해 와인을 만든다. 프랑스에 레드 와인의 주 품종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이 있다면, 스페인엔 템프라니요가 비슷한 위상이다.
총 36종의 와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전문가와 일반인 톱5에 든 와인 중에 2개가 겹쳤다. 전문가 1위(88점)를 차지한 볼베르(Volver)는 일반인 2위(84.9점), 전문가 2위(86.4점)를 차지한 에고메이(Egomei)는 일반인 3위(84.5점)에 올랐다. 하지만 두 와인은 성별에 따른 선호도가 갈렸다. 일반인 중 남성 참가자는 볼베르를, 여성 참가자는 에고메이를 최고의 와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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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베르는 스페인어로 ‘돌아오다’, ‘귀향’의 의미다. 스페인 와인을 소개하며 주로 미국에서 사업을 펼치던 사업가(호르헤 오르도네즈)가 고향인 라만차로 돌아와 현지 업체와 손을 잡고 2003년에 만들어낸 와인이다. ‘고향의 맛’을 내세운 만큼 100% 사람 손으로 포도를 수확하며, 친환경 철학을 바탕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만차 지역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이기도 하다. 우직하고 순수한 돈키호테가 싸운 풍차가 있는 언덕. 이 드넓은 고원이 라만차다. 볼베르는 돈키호테의 우직하고 순수한 맛을 닮았다. 전문가 평가에 참여한 베라짜노 예창호 소믈리에는 “힘있고 강건한 느낌의 와인”이라고 정의했다.
볼베르에 비해 에고메이는 좀 더 부드러운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똑같이 템프라니요 100%로 만들어졌지만 풍부한 특유의 체리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맛은 부드럽지만 향은 그윽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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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 와인 중 가장 저가 와인은 일반인 참가자가 1위(85.4점)로 뽑은 파소 아 파소 템프라니요(Paso a Paso Tempranillo)였다. 3만원 중반대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르 꼬르동 블루-숙명 아카데미 김지형 총괄매니저는 “어떤 장소와 상황일지라도 실패할 수 없는 와인”이라며 가성비를 높이 평가했다.
◆어떻게 평가했나=지난달 27일 서울 등촌동 썬프리모 레스토랑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최태호(부산가톨릭대학교 와인 마스터 소믈리에 교육원 교수 ), 백창인(와인컨설턴트), 김시보(와이스파치오 소믈리에), 장양수(한국소믈리에협회) 등 10명이 전문가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중앙대 교양학부 와인강좌의 손진호 교수 외 수강생 20명은 일반인 심사위원(100명)으로 참석했다. 기본평가 항목(색·향·맛·밸런스) 75점에 확장평가 항목(전문가 추천·일반인 구매의사) 25점을 더해 100점 만점으로 했다.
다음 7회 주제는 ‘이탈리아 와인의 자존심’ 5만~10만원 이하의 토스카나 와인이다. 품평회는 다음달 15일 오후 7시 썬프리모에서 진행된다. 참가를 희망하면 http://show.winenabi.com으로 등록하면 된다. 참가비는 1만5000원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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