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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리뷰] ‘캐리비안의 해적5’ 시리즈 장벽 무색케 하는 익숙함 속 특급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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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재기 발랄한 잭 스패로우, 어딘가 허술한 동료 해적들, 그와 대립을 이루는 인물들의 악랄함 등 다섯 편의 시리즈 동안 경험해온 익숙한 짜임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리비안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더욱더 짜릿해진 유쾌함과 거대한 CG로 기나긴 항해의 부활을 알린다.

이야기의 문을 열며 등장한 헨리 터너(브렌튼 스웨이츠 분)는 데비 존스 대신 플라잉 더치맨 호의 저주로 인해 바다에 가라앉은 윌 터너(올랜도 볼룸 분)의 아들로, 그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고군분투한다. 우연히 비상한 두뇌를 가진 천문학자지만 마녀로 몰려 쫓기는 상황에 처한 카리나 스미스(카야 스코델라리오 분)을 만나게 된다.

동시에, 젊은 시절의 잭 스패로우(조니 뎁 분)의 계략으로 죽음의 저주에 걸려 악마의 삼각지대에 갇힌 후, 바다의 학살자로 악랄히 분한 캡틴 살라자르(하비에르 바르뎀)가 등장해 잭 스패로우를 강력하게 위협한다. 전편인 ‘낯선 조류’에서 유리병 안에 갇힌 후 아직 꺼내지 못한 블랙펄 호와 선원들까지 모두 잃게 되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잭 스패로우는 헨리 터너 및 카리나 스미스와 힘을 합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캡틴 바르보사(제프리 러쉬 분)가 그들과 대립과 동지 사이에 선 채로 깊은 과거사로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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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블랙펄의 저주’로 시작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국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어 모았다. 이후 ‘망자의 함’(2006), ‘세상의 끝에서’(2007), ‘낯선 조류’(2011) 등까지 누적 관객 수 1470만 명을 동원하며 팬덤까지 만들어내며 항해 어드벤처 시리즈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시리즈가 진화할수록 흥행공식은 반복됐고, 그러한 식상함에 함께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관객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시리즈의 명맥을 제대로 이어가기 위해 혁신을 시도한 흔적이 온갖 CG와 비주얼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여실히 느껴진다. 최고의 오락 영화답게 스크린 속에 펼쳐진 장관은 시각적 쾌감을 훌륭하게 충족시킨다. 물 위를 달리는 죽은 자들의 모습, 해적들과 죽은 자들이 스펙터클하게 벌이는 해상 전투, 함선을 집어삼킬 듯 솟아오르는 사일런트 메리 호가 주는 공포, 둘로 갈라진 거대하고 웅장한 바다 등 기존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가 지닌 압도적인 스케일의 미덕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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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캡틴 살라자르를 비롯한 죽은 자들의 비주얼은 공허함과 공포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도록 정교한 분장과 CG를 통해 완성됐다. 시리즈의 전환점을 꾀한 부분도 돋보인다. 2세대 캐릭터이자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브랜튼 스웨이츠와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애정 호흡은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을 떠올리게 하며 젊고 활기찬 기운을 잭 스패로우의 옆에서 한층 더 더한다.

하지만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에 스토리를 부여한 것 치고는 그 심도가 얕으며 이야기 개연성은 헐거운 편이라 스토리라인을 깊게 따라가기는 힘들다. 대표적으로, 이번 시리즈를 책임지는 새로운 여자 주인공 카리나(카야 스코델라리오 분)의 천문학자라는 직업적인 전문성과 캐릭터의 당참은 더 큰 활약을 기대케 했지만 끝까지 묵직하게 이어지지 않는다. 앞서 등장했던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 분)보다 약한 진취성을 지니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 스패로우를 연기한 조니뎁의 쇼(Show)가 관객들을 완벽히 어드벤처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6년 만에 해적으로 분한 그이지만 여전히 모든 배경을 무대로 삼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특유의 능글거림과 슬랩스틱은 더욱더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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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뎁과 맞서는 새로운 악당, 캡틴 살라자르를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은 그가 본래 지닌 고유의 위압감을 고스란히 가지고 바다 속으로 들어왔다. 복수심으로 죽음을 집어삼키고 바다 위 최강 의 지배자가 된 살라자르를 어떻게 무너뜨릴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이외에도 1편 ‘블랙펄의 저주’의 악당으로 등장했던 헥터 바르보사 역의 제프리 러쉬, 윌 터너 역의 올랜도 볼룸, 그의 연인 엘리자베스 스완을 연기한 키이라 나이틀리까지, 이전 시리즈 속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해 팬들을 설렘으로 데려가기에 충분하다. 또한, 어린 시절의 잭 스패로우가 앳된 외모로 재현 되어 관객들을 두 팔 벌려 반겨줄 것이다. 매 순간 변모되어 들려오는 캐리비안의 대표 상징 ‘He’s a Pirate‘의 웅장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싶다면 고민 말고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도 좋다. 24일 개봉.


/9009055@naver.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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