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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상승장의 핵심은 재고구축... 소비증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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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마켓]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의도에서 수년간 본의 아니게 비관론자로 꼽혔다.

머니투데이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대표적인 퀀트(수학적 모델을 이용한 계량분석기법) 애널리스트 1세대인 그가 볼 때 그동안 한국 증시는 박스권을 넘을 수 없는 이유가 충분했다.

박스권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7년 봄 코스피를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수 상승을 이끈 글로벌 경기회복이 ‘소비’보다 전 세계 재고 구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이번 상승장의 핵심이다. 소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경기회복은 금방 고꾸라질 수 있다. 시장은 좋게 보지만 소비 회복이 확인되기 전까지인 5~6월에 쉬는 구간이 나올 수 있다”

소비증가 없이 재고 구축에 따른 제조업 경기 호조는 2014~2015년 큰 폭의 유가하락에서 촉발됐다. 당시 글로벌 경기가 침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였던 2001년, 2008년보다 더 떨어졌다. 유가가 급락하자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됐고 불안감은 제품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이러고 있다가는 물건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우려에 기업들은 재고를 급격하게 털어냈다. 이에 급감한 재고를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면서 소비 증가와 관계없이 제조업 경기가 크게 좋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 실질 소비증가율은 지난해부터 정체 상태인 반면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신규주문은 가파른 회복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제조업 지표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의 산업별 재고가 자동차, 가전 등 소비재가 아닌 화학, 철강 등 자본재 위주로 진행됐다는 점도 소비회복 영향이 부진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문제는 재고구축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제부터 제조업 경기가 왜 좋아지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4월 말 프랑스 대선 이후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빠르게 개선된데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소득 증가율이 개선되고 있다. 신흥국 수출도 오랜만에 개선되며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대신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모토라 할 수 있는 ‘데이터, 모델 그리고 인사이트(data, model & insight)’를 가리켰다. 데이터 분석 없이는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직과 자리 이동이 잦은 증권가에서 14년간 리서치 센터장을 역임하며 분기, 반기마다 분석 보고서를 내는 그의 컴퓨터에는 각종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 추이와 업종별 데이터가 빼곡했다.

조 센터장은 최근 처음으로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시장을 더 선호하고 내수 경기의 어마어마한 호조세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코스닥 시장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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