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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기자수첩]트럼프 게이트, 또 하나의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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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특검 정국으로까지 치닫자 “미국은 정치계는 정신분열증을 보이고 있다”며 코웃음쳤다고 한다. 얼핏 보면 트럼프를 특검수사에 몰아넣고 탄핵론까지 불거지게 만든 ‘러시아 게이트’의 최고 수혜자는 러시아 같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만약 사실로 밝혀지면 러시아는 21세기 최고 정치경제 대국인 미국 대통령 선거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보·첩보강국임을 다시한번 전 세계에 입증하게 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제재를 주도한 적국 미국의 정치사회 분열을 손 하나 안대고 효과적으로 조장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과연 러시아 속내도 이처럼 여유로울까. 러시아 경제는 수년간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침체를 이어가다 올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이 전망되는 등 겨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푸틴이 독재 권력을 더욱 공고히하기 위해서는 나아진 경제로 국민들을 적당히 만족시켜야하는데 경제가 탄력받기 위해서는 오바마 정부때 우크라이나 합병 등으로 러시아에 단행한 경제제재 해제가 시급하다. 푸틴은 원칙에 연연하지 않는 트럼프와 엑슨모빌 최고경영자 시절 러시아와 석유사업을 해오며 푸틴과도 친한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으로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제재를 풀어줄 가능성이 큰 상대로 보고 있다. 미국 대선 전후 러시아 인사들과의 잦은 접촉에서 트럼프측 목적은 의혹으로 남아있지만 러시아의 최우선순위는 경제제재 해제라는데 대체로 분석이 수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단 러시아 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한차례 격랑을 겪고 겨우 안정돼가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이제 또 다른 불확실성 앞에 떨고 있다. 특검 도입 등 현재 심각하게 돌아가는 미국 정치 상황을 보면 트럼프 탄핵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소규모 개방경제에 북한 리스크까지 안고 있는 한국은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까지 미국 대통령의 시각과 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0%라고 확신할수 없다면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고민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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