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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北 핵개발 계속 진화하는 중…수소폭탄 개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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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美 핵 역사 보면 북 핵진전 상황 보여"

핵폭탄 소형화·위력 증강에 온힘…"상당한 결실" 분석도

연합뉴스

윤병세 "北도발 가능성 여전"..."국면 전환" 타진 관측도(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북한이 미국의 핵 개발 역사를 모방해 핵폭탄의 소형화와 폭발력 증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38년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원자폭탄의 원리를 처음으로 제시한 후 본격화한 미국의 핵 개발 역사는 ▲연소효율 제고 ▲수소폭탄 개발 ▲경량화 등의 주요 목표를 실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1945년 뉴멕시코 사막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된 핵실험에 쓰인 원자폭탄은 연료효율이 20%에도 못 미쳤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핵실험 결과 연소효율은 크게 높아졌지만, 연소효율의 구체적인 수치는 미국의 국가 기밀이다.

1954년 태평양 비키니 섬에서 처음으로 실험된 수소폭탄은 원자폭탄과 다른 원리를 사용해 폭발력을 비약적으로 높인 폭탄이다. 원자폭탄의 기본 원리가 핵분열이라면, 수소폭탄은 태양과 별의 에너지원인 '핵융합'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

'브라보(Bravo)'로 이름 지어진 1954년 수소폭탄 실험의 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천 배에 달했다. 이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을 포함해 2차대전 중 쓰인 모든 폭탄보다 훨씬 큰 위력을 지녔다.

문제는 수소폭탄의 위력이 대단하기는 했지만, 장거리 미사일에 장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사실이었다. 브라보에 쓰인 수소폭탄의 길이는 24피트, 무게는 21t에 달했다. 이후 미국은 핵무기 소형화에 온 힘을 쏟게 된다.

그 결과 핵폭탄은 불과 수백 파운드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작고, 고효율이 됐다. 현재는 1개의 미사일에 12개 이상의 핵폭탄이 장착될 수 있다.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도발 긴급회의(PG)
[제작 최자윤]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교본'을 따라서 핵폭탄 연소효율 제고와 경량화, 장기적으로는 수소폭탄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지난해 1월에 실시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수준의 위력을 보여줬다. 북한의 자랑처럼 '수소폭탄 실험'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이후 나타난 추가 정황들은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의 길을 걷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수소폭탄의 원료인 삼중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원자로를 개조했으며, 충분히 많은 수소폭탄 원료 성분을 생산한 나머지 여분의 생산량을 온라인으로 팔고 있다고 추정한다.

지난해 3월 북한이 원형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를 공개한 후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폭탄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결론지었다. 이 소형 핵탄두는 한국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에 장착될 수 있다.

6개월 후인 지난해 9월 실시된 5차 핵실험에서 북한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2배에 달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이는 북한이 더 많은 핵 원료를 사용하거나 더 높은 연소효율을 달성했음을 의미한다. 수소폭탄 개발에 착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수소폭탄으로 가는 중간 단계인, 폭발 위력이 강화된 핵폭탄을 목표로 할 가능성도 제시한다. 이는 핵폭탄 중심부에 수소폭탄 원료를 직접 주입하는 대신, 그 둘레를 수소폭탄 원료와 우라늄 등으로 여러 겹 감싸는 기술이다. 러시아가 처음 이 기술을 개발했을 때 그 위력은 히로시마 폭탄의 25배에 달했다.

올해 3월 미국 핵 개발의 본산인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히로시마 폭탄의 20배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추정했다. 이는 이전의 추정치보다 훨씬 높아진 것으로, 6차 핵실험이 훨씬 강력한 핵폭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NYT는 "여러 증거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소폭탄이나 위력이 강화된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북한이 세계를 경악케 할 뿐 아니라 지정학적 위험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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