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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해외주식 개인투자 9조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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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최고가 행진에도 체감 못하는 개미들 해외로 눈돌려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 활성화…증권사들 고객 유치 서비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대형주 위주로 상승 흐름이 나타나면서 상승장을 실제로 체감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해외주식에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데 주목하며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7일 기준 외화증권 보관잔액은 9조1900억원(82억17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59억9600만달러대비 37% 가량 늘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CHINA AMC CSI 300 인덱스 상장지수펀드(INDEX ETF)로 뭉칫돈이 몰렸다.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결과다. 올해에만 3928억원(3억5208만달러·6957만주)을 투자했다. 이어 다임러크라이슬러(2억7263만달러·370만주), 지멘스(2억2481만달러·173만주), 알리안츠(1억4059만달러·79만주) 등이 뒤를 이었다.

과거 해외주식 투자는 과거 프라이빗뱅킹(PB)을 이용하는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2014년 11월 중국 정부가 후강퉁을 통해 주식시장 빗장을 풀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후강퉁은 해외 투자자가 홍콩거래소 통해 상하이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제도다. 당시 삼성증권은 대규모 개인투자자를 유치, 해외주식 시장 강자로 오르기도 했다. 중국 증시가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올해 특히 해외주식 잔고가 급증한 이유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정보통신(IT)으로 편향돼 있는 국내 주식시장 움직임 영향이 크다. 22일 코스피는 2304.03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증시 호황기'를 체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투자 주체별 순매수 상위 100개 종목 평균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외국인(15.9%), 기관(18%)과 달리 개인(-0.2%)은 손실을 보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주식 수익률이 연 6~7% 수준인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요소로 작용했다.

증권사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증권사를 통해 전 세계 30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의 지시로 지난해 말 글로벌브로커리지(GBK) 본부를 구성한 후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해외주식계좌 잔액은 지난해 6798억원에서 이달 17일 1조3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리테일 기준 1조3000억원의 해외주식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잔고는 9000억원 수준이다. KB증권 역시 해외주식분야를 키우기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박진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장은 "최근 5년간 업종별 수익률을 보면 전기전자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 대다수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와타나베부인 현상이 한국시장에도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주식은 투자자들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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