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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기사회생' 통신주, 우려 과했나…외인 '사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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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기간 ‘통신비 인하 공약’이라는 역풍을 맞고 하락했던 통신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비 관련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보다는 4차산업혁명 수혜주로서 통신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조선비즈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었던 지난 4월 11일 가계 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공약으로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을 발표했다. ▲기본료 완전 폐지 ▲단말기 지원금상한제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실시 ▲통신사 통신비 인하 유도 ▲편리한 데이터 이용 환경 구축 ▲와이파이망 확대 ▲취약계층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3국 간 로밍요금 폐지 등이 그 내용이었다.

특히 월 1만1000원 정도 수준인 이동통신사들의 통신 기본료를 폐지한다는 공약은 기업들의 고정적인 수익원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가 컸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통신 요금을 1000원 내리면 통신 3사의 전체 순이익이 4393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투자자의 마음도 흔들렸다. 올해 4월 10일부터 5월 11일 약 한달여 동안 LG유플러스(032640)주가는 8.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017670)은 6.73%, KT(030200)는 2.79% 내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는 문재인 후보의 통신비 인하 공약이 나온 직후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공약 발표날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통신업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잇따른 순매수로 주가 반등을 이끌어냈다. 최 연구원은 “지난 5월 15~19일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통신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추세를 유지하면서 통신업종은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SK텔레콤에 대해 666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3.6% 올랐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382억원, KT에 대해서는 14억원 정도 순매수했고, 주가는 각각 8.89%, 1.11% 올랐다.

22일에도 외국인은 SK텔레콤 주식 1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날 주가는 0.82% 올랐다. 51억원어치 순매수한 LG텔레콤의 주가는 1.02% 상승 마감했고, 100만원어치 순매수한 KT는 0.16% 올랐다. 문 대통령의 통신비 공약이 발표됐던 지난달 11일 종가와 비교하면 LG유플러스는 4.57% 올랐고, SK텔레콤은 0.61%, KT는 0.47% 상승했다.

이날 기준 KT 주식의 외국인소진율은 100%인 상태다. 외국인이 매수할 수 있는 한도의 주식을 전량 매수했다는 의미다. 외국인은 KT 주식을 사고 싶어도 더 이상 살 수 없다. LG유플러스의 외국인소진율은 92.53%, SK텔레콤은 87.17%를 기록했다.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다. 통신업종 전체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44.5%로, 전기전자(49.43%)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또 이날 통신업 지수는 전날보다 2.50포인트(0.68%) 오른 368.11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1일 지수(363.37) 대비 4.74포인트(1.30%)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통신비 인하 등의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또 통신업이 신정부의 주요 활성화 정책인 4차산업혁명의 수혜를 받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문재인 정권은 기본료 인하와 폐지 등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나, 6월즈음 단말기 유통법을 개정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은 단말기 원가 공개 안건에 대해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산업은 빠른 전송속도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형성된 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여러 산업이 융합돼야만 대응할 수 있는 산업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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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중 하나인 스마트홈을 통신사가 서비스하기 위해 제조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건설업체는 원활한 아파트 분양을 위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건설 시점에 탑재한다”며 “그러다보니 통신사와 건설업체가 스마트홈 서비스 계약을 맺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기본료 폐지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신정부에서도 인위적 통신 요금 인하 추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2G와 3G 가입자에 적용 중인 1만1000원짜리 요금제 기본료에 대한 우선 폐지를 추진하면 가입자간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또 기본료 폐지에 따른 차선책으로 통신사가 요금제 개편을 추진하면 정책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신정부가 4차산업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통신 요금 인하를 추진하는 것은 이치상 맞지 않다”며 “IoT 사업, 5G 조기 도입 등을 진행 중인 통신사는 정책적 수혜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통신업체의 장기적인 실적 전망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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