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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엇갈린 코스피·코스닥, 6년 만에 최대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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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 2300선까지 뚫었지만 코스닥지수는 2015년 하반기 이후 600~70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피는 고공비행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코스닥이 맥을 못 추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는 22일 기준 1660을 넘어서 1661.4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2011년 7월 8일(1683.53) 이후 5년10개월 만에 최대치다. 2011년 당시 코스피는 2180.35, 코스닥은 496.8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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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은 2015년 7월 20일 달성했던 사상 최고치(782.64)에 비해 140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내수 활성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 기업,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만큼 그간 소외됐던 코스닥 중소형주의 매력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코스닥 거래 90% 차지하는 개인, 수익률에 '울상'

코스닥시장 침체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 부진으로 직결된다. 코스닥 매매의 약 90%를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종목에 비해 덩치가 작은 코스닥 중소형주는 가격이 싸고, 주가 변동성이 높은 편이라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들이 선호한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미들도 많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빚을 내 코스닥시장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4조800억원에 달한다. 코스피(3조4800억원)보다 6000억원이 많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돈 벌 만한 종목은 소위 '테마주'뿐"이라고 한다. 코스닥은 2015년 상반기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바이오·헬스케어 같은 주도 업종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이에 더해 중국의 사드 보복과 내수 부진으로 음식료 등 다른 내수 업종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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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 주가는 작년 8월 장중 11만3400원을 찍었지만, 최근에는 17% 떨어진 9만4000원까지 내려왔다. 시총 2위 카카오의 주가도 작년 5월 말 10만3500원에서 10만원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카카오는 코스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새 정부 중소기업 육성 기대… "연내 700선 가능"

코스닥이 침체하다 보니 기관·외국인 자금이 좀처럼 유입되지 않고 있고, 주가 흥행몰이를 할 대어(大魚)급 신규 상장 기업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올해 넷마블게임즈가 대표적인 예다. 올해 코스닥 상장 '기대주'로 꼽히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회계 감리 문제로 상장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내수 경기는 어려운데 '자금줄' 역할을 하는 코스닥시장마저 침체하다 보니 지난해 832개 코스닥 기업 중 229개 기업(27.5%)이 적자를 기록했다.

코스닥의 모델인 미국 나스닥은 최근 6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은 정체성도 없고 덩치가 작은 종목들만 모인 상태"라고 말한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책은 코스닥시장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하고 종소·벤처·스타트업 기업의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하반기엔 IT(정보기술) 업종과 유통·레저 등 내수 업종 등을 필두로 코스닥시장이 살아나 연내 700선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안준용 기자(jah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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