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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커제 "알파고는 '신선의 수' 둔다…나도 알파고 배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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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알파고 대 커제 바둑 대결(CG)
[연합뉴스TV 캡처]



(우전<중국 저장성>=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벌이는 중국 랭킹 1위의 바둑기사 커제(柯潔) 9단이 대국하기도 전에 "현재 알파고가 쓰는 수는 신선의 수"라며 역부족을 시인했다.

22일 홍콩 봉황망 등에 따르면 커 9단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이 내심으로는 내가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매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알파고가 연초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바둑고수들을 60연패 시킨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었다"며 "그의 많은 수가 우리 바둑 기사는 물론이고 수천 년의 바둑 기보를 뛰어넘는 것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커 9단은 "이전에는 알파고의 많은 수가 인간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신선이 두는 수처럼 느껴진다"며 "현재 나도 알파고의 앞서간 수를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실토했다.

그러면서도 커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나도 상대에게 최소한의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은 바둑판 위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 9단의 이처럼 자신감을 잃은 어투는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당시 이 9단에게 독설을 날리며 알파고와 붙으면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커 9단은 당시 "(이 9단은) 인류 바둑 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 이제 이세돌에게 야유를 보내겠다"면서 "알파고가 나를 꺾을 순 없을 것"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구리(古力) 9단이 이번 대국에서 커 9단의 승률을 10%로 예측한 데 대해 "비교적 객관적이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인 평가로 보인다"며 "승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면 100% 지는 것이고 이기면 100%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딥마인드와 중국바둑협회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을 열어 커 9단과 알파고간 일대일 바둑 3번기와 알파고가 낀 상담기, 단체전 등 행사를 벌인다.

커 9단은 지난 20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모님과 함께 우전에 도착해 우전 관광지를 돌아다녔는데 더운 날씨와 바가지 택시요금 때문에 고생했다"는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국장[우전=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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