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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삼성전자, 1분기 해외투자 全無…오너십 부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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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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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유독 부진하다. 오너십 부재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로 신속한 기술 확보를 꾀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연결개발(C&D) 전략'에 차질이 우려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분기 해외 기업에 지분 투자하거나 M&A 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 1분기 센시프리, 유니스펙트럴 등 5개 해외 벤처·스타트업을 인수, 지분 투자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1분기 109억원의 해외 기업 투자를 단행했다. 2분기에도 큐오바이트, 아페로 등 3개 기업에 120억원을 투자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올해 투자가 부진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 구속 이후 결정 지연이 원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A나 기업 투자 등 굵직한 안건은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인수나 지분 매입은 현재 사업뿐 아니라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면서 “이 부회장이 부재한 현 상황에서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신기술 확보 전략도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연구개발(R&D)을 넘어 외부에서 기술을 흡수하는 연계개발(C&D) 전략을 펼쳐왔다. C&D는 벤처·스타트업 M&A와 투자를 통해 신속하게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기술 내재화에 시간이 걸리고 폐쇄적 R&D보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이나 사업화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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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투자한 `아페로`가 개발한 초소형 IoT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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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C&D 전략은 삼성전자 차세대 먹거리 확보 수단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2015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는 삼성페이를 구현하는 데 기여했다. 앞서 인수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도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사업 주요 플랫폼이 됐다.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 인수 같은 굵직한 M&A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C&D 전략에 대해 “과거 혁신을 위해서는 10년이 걸렸지만 이제는 불과 수개월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처럼)큰 회사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2분기에도 삼성전자 해외 기업 투자 시계가 불확실하다고 진단한다. 투자 결정에는 도전적 '야성적인 기업가 정신(animal spirits)'이 중요한 데 전문경영인은 아무래도 오너십보다는 판단에 검토할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해외 기업 투자가 IoT, 인공지능(AI), 웨어러블, 바이오 등 신기술에 집중돼 있다”면서 “총수 부재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없다면 C&D 전략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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