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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문화 生] "더불어민주당·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진상규명·문화행정 혁신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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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민주주의 꽃이다' 퍼포먼스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화예술인들이 꽃을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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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민주주의 꽃이다' 퍼포먼스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화예술인들이 꽃을 뿌리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블랙리스트타파와 공공성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가 공동주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기자회견은 "블랙리스트 사태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회와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며, 협치를 위한 제도적ㆍ행정적 장치를 즉각 마련하며, 이 모든 논의를 위한 민ㆍ관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라"라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운영위원인 송경동 시인은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국정교과서 폐지,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 문제를 대통령이 처리한 것을 함께 봤다"라며 "그 모든 것은 광장을 지키고 박근혜 퇴진을 끌어낸 모든 촛불 시민의 힘이었고, 열망이 아니었나 싶다. 좀 더 나아가야할 새 정부의 과제가 많이 있다. 우선 사드 배치 철회, 노동의 완전한 개혁, 비정규직 법제도 폐지 등 구조 정비가 필요하다. 현 정부 혼자만의 일도 아니며, 한국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끈 모든 주권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송경동 시인은 "문화예술계에도 이런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블랙리스트 문제가 아직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핵심 책임자 몇몇만 구속됐고, 그 전모에 대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4일 여기서 넉 달 넘게 캠프촌을 꾸리고 함께 해왔다. 그 과정에서 특검, 국정원 등에 대한 고소고발, 블랙리스트 버스 운영, 개인ㆍ국가 대상 손배소를 하고 있다. 문재인 캠프 시절 5월 4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선 이러한 약속을 했다"라며 최근 과정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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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이 기자회견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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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은 "협약 내용은 블랙리스트 사태와 예술검열에 대한 진상 규명, 협치를 위한 행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민ㆍ관 협력체 구성을 위한 노력"이라며, "예술 행정부와 예술 현장을 차단했던 블랙리스트 청산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블랙타파 버스가 2017년 5월 17일 오늘 세종시와 나주 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로 출발을 준비하던 중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권한 대행, 박명진 문예위 위원장,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렇게 되면서 이번 기자회견으로 대신하게 됐다"라며 기자회견 취지를 소개했다.

이동현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이 1주일 지났다"라면서, "문화정책이 블랙리스트 때문에 상당한 이슈가 됐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는 일자리, 경제, 노동 정책이 아닌가 싶다. 충분히 1주일을 기다렸다. 1주일, 2주일 지난 후 약속한 내용에 가시적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국가기획위원회'가 인수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사회 분야에 문화가 포함되어 있다. 블랙리스트 포함한 문화행정 구체적인 안을 만들 때, 문화예술인도 참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동현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조속하고, 신속하게,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 이번 기자회견의 첫 출발"이라며,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역시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싸우도록 하는 출발 선상에 있는 기자회견이다. 문화정책이 다시 혁신적으로 이뤄지고, 예술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은 "광장의 예술가뿐 아니라, 예술가단체의 민간ㆍ관의 정책수립자들이 있다"라며, "합의를 보기 위한 우리의 원칙이 잘 정해졌으면 좋겠다. 우리끼리 일을 잘해야 관심을 가져준다. 큰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화 창구가 있어야 한다. 대화 창구가 없다면, 서로 알기 힘들다. 청와대가 벌써 문화수석이 아닌, 교육문화수석으로 축소가 됐다는 말도 있다.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해결방법이 의지에 따라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관에서 준비하고, 대화 테이블이 잘 되어있는지 아닌지는 우리의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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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석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오른쪽), 이종승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초대위원장(왼쪽)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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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의 이양구 연출가는 "블랙리스트는 일부 예술가들이 지원을 제외당하고, 배제당한 것으로, 그리고 그 작품을 관람하지 못한 시민의 관람 침해권으로만 인식하는 이들이 있다"라며, "집권당도 앞으로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겠다는 정도로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는 지원 배제 피해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할 만큼, 청와대가 기획하고, 문체부, 문예위 등 조직적으로 국가기구가 인권유린에 관여한 조직적 국가범죄 행위"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법치주의로 접근해야지, 예술가 지원을 잘해주겠다고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이양구 연출은 "김기춘, 조윤선 등을 대상으로 한 특검 재판이 이뤄지고 있다.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문예위 직원은 소크라테스가 재판에 들어선 것처럼 무고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명백하게 블랙리스트를 집행한 범죄자들이다. 이 지점을 기억하지 않으면, 마치 그들이 섬세한 영혼으로 활동하는 공무원처럼 보일 수 있다.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을 보면 단순히 인터넷 명단을 검색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양구 연출은 "작품을 세심하게 감상하고, 의견서를 작성하고, 그 과정을 사회적 논란까지 예상해 섬세하게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했다"라며, "그러한 지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이 사항에 접근하면서 문체부 공무원이 무고한 피해자라며 이 사건에 접근한다. 차기 정부는 국회 차원에서 진상규명을 하고 공무원들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강요받고 한 것인지 출세를 위해 한 것인지, 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명백하게 규명하고, 형사처분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할 때 비로소 문화예술 행정 제도적, 정책적 개선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양구 연출은 "무엇보다 여전히 간섭하지 않는다면서 현장 예술가를 지원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다"라며, "촛불 시민이 주권자이면, 문화예술 행정 제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현장 예술가나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이 주권자로 이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 정부가 우리에게 협의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부에게 협의를 해야 하는 관계로 역전되고 있다"라고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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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구 연출(왼쪽)이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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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초대위원장은 "끝까지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은 블랙리스트에 관해서, 검열백서를 준비하는 팀과 '연극인연석회의'와 끝까지 요구하고, 연대할 것이다. 다른 사회적 사안을 보면, 날마다 좋은 뉴스가 나오며, 하나씩 개선되어 가고 발전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하루빨리 이 문제에 대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발언했다.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 상임대표이자 전 '블랙텐트' 극장장이었던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는 "이양구 연출 말처럼, 현재 여러 '피해자'의 진술이 나오고 있다"라면서, "문예위 직원, 국립극단 예술감독, 한국연극협회 이사장님의 커밍아웃이 있었다. 그런 분들의 발언 요지를 보면, 본인은 잘못한 것이 없고, 나름대로 싸워났고, 본인들은 피해자라는 인식을 했다. 그런 발제를 보면서 검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잘못된 것을 느꼈다. 검열이 횡횡할 때, 한마디 말도 못하고 순응하고 부역한 것인지 의심이 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해성 연출은 "진심 부끄러워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런 부역 행위에 동참한 사람의 인식과 발언이 나오는데, 정부가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에 처벌할 때도 이런 기조로 진행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검열 재발 방지는 중간에 있는 관리자 역시 철저하게 처벌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다음에 그런 일이 생길 경우, 응하지 않고 거부하고, 투쟁할 힘이 생길 것 같다. 철저하게 잘잘못에 대해 원칙적인 처벌을 하는 과정을 거쳐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체부 장관은 원칙이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혁신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대화합을 어설프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최근 대통령이 인선정책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 단추가 잘 끼워지기를 바란다. 철저한 관료주의의 파행은 현장예술인의 경청이 불가능해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에 맞는 문체부 장관 인선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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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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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문화예술인의 '오픈 마이크 발언' 이후, 참석한 문화예술인의 공통 의견이 포함된 기자회견문이 낭독됐다. 이후 강해진(바이올린), 정시네(피리), 김발렌티노(기타), 유진규(마임), 송경동(시낭송), 윤성노, 신유아(마임 도우미)가 참여한 '예술은 민주주의의 꽃이다'라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기자회견은 마무리됐다.

mir@mun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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