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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르포] 스타트업의 메카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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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블랙 라운지 전경 [사진제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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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사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공유오피스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생각에 입주를 결정했다"

현대카드가 지난 1월 선보인 공유 오피스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한 스타트업 대표 3인(영준 디엔터 대표, 주윤식 모티파이 대표, 차상우 워터멜론 대표)은 입을 모아 이같이 말했다.

공유오피스 열풍 속 각각의 특장점을 내세운 공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공유오피스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카드가 선보인 '스튜디오 블랙'에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이 입성을 결정한 이유를 듣기 위해 직접 찾았다.

◆입구부터 철통보안…독립된 개별공간 보다 천장 트인 '모두의 공간'

스튜디오 블랙은 총 5개층(8~12층), 좌석 642석, 오피스 160실과 부대시설로 이뤄져 있다. 입주 신청을 통해 일종의 심사를 통과하면 사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입주 회원들에게 IT기기 구매, 건강검진, 피트니스센터 이용, 카셰어링 서비스 등의 부분에서 현대카드 임직원들과 동일한 할인·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베이징 출장 계획이 있는 회원은 사전 신청을 통해 해당 지역에 있는 현대카드의 '디지털 캠프' 사무실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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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블랙 행사알림 게시판 [사진제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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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팩토리 라이브러리 시리즈 등 현대카드가 기존 카드 회원들에게 제공했던 오픈된 공간과는 달리 스튜디오 블랙은 일종의 '작은오피스'인 만큼 보안이 철저하다. 등록된 스타트업들에게는 누구보다 편한 열린 문화공간이지만 일반인들이 무차별적으로 라운지 등을 이용할 경우 정작 스타트업이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내용을 알고 있는 기자는 방문 전 미리 신청을 해뒀다.

일반인들에게는 미지의 공간이지만 입주한 스타트업에게는 트인 공간을 지향했다는 것이 스튜디오 블랙 측의 설명이다. 공유오피스의 취지에 맡게 스튜디오 블랙은 단순히 다양한 스타트업에게 공간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네트워킹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스타트업들이 입주하는 공유공간 한편에 자리한 게시판에서 1인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고, 자신이 선보이는 서비스를 입주기업들에게 알리는 게시물을 심심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벽면은 입주 스타트업들의 로고와 서비스 소개 등으로 수놓았다. 수많은 사무실들이 즐비한 강남역 주변에서도 지하철역과 가까워 출퇴근이 쉬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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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블랙 개별부스 전경 [사진제공 : 현대카드]


반면 열린공간을 지향하다보니 작은 애로사항 또한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파티션은 천장이 트여있다.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토의할 경우 각층에 마련된 공용 회의룸을 사용하거나 개별통화 부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튜디오 블랙은 각사 회원들에게 회의룸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 등을 따로 할당하고 있어 균형있는 이용이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공유 오피스다 보니 에어컨 부스 통풍 등에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천장을 트인 형태로 공간을 선보였다"며 "소음을 방지할 수 있도록 부분 흡음천장을 도입하고 미세한 백색 사운드를 발생시켜 소음을 덜 느끼게 하는 장치인 사운드마스킹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독립된 부스를 이용할 여건이 여의치 않은 스타트업과 1인 창작자들의 경우 일종의 카페처럼 라운지를 이용하면 된다. 라운지에서는 커피 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트래블라이브러리 등에 비치된 책들을 부분적으로 옮겨와 미니 도서관을 구현했다. 때문에 일종의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라운지 회원으로 등록해 이곳을 수시로 찾는 스타트업들도 많다고 스튜디오 블랙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입주기업 대상 이벤트 역시 대부분 라운지 회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있다.

◆"공유오피스發 협업에 의미"…스타트업 입맛 사로잡은 각양각색 프로그램 '눈길'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받기 위해 만난 브랜드 컨설팅·건축 디자인·3D프린팅 분야를 대표하는 3명의 스타트업 입주자들은 스튜디오 블랙에 만족해 했다. 이들은 사업초기 단계라 공유오피스 거주를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워 입주에 앞서 강남역은 물론 서울 인근에 위치한 오피스들을 모두 뒤졌다. 비용은 물론 자신들이 추구하는 철학과 공간의 의미 등을 보다 꼼꼼하게 따져보기 위해서다. 철저한 조사 결과 이들은 스튜디오 블랙을 택했고 단순 장소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카드가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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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주윤식 모티파이 대표, 영준 디엔터 대표, 고경은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3D프린터 담당 선임연구원, 차상우 워터멜론 대표 [사진제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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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본인의 사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스튜디오 블랙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 이유가 됐다.

스타트업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터멜론의 경우 세련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렉스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스튜디오블랙은 한 달에 한번 입주 스타트업들에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인 '플렉스룸'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차상우 워터멜론 대표는 "어떤 고객의 경우 스튜디오블랙에 한 번 오고싶다며 미팅에 응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건축, 패션디자인 등에 주력하고 있는 디엔터는 창작자들과의 협업을 위해 스튜디오 블랙을 선택했다. 매달 스튜디오블랙에서 열리는 네트워킹 프로그램, 쿠킹 라이브러리 오픈에 발맞춘 쿠킹 클라스 등이 영준 대표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영준 디엔터 대표는 "스튜디오블랙에서 주관하는 행사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무조건 참여하고 있다"며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크리에이터 커플이 탄생한 케이스는 없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까지는 그런 사례는 못봤다"며 웃었다.

디자이너로서 스튜디오블랙에서 제공하는 '포토스튜디오' 또한 도움이 됐다. 영준 대표는 "제품을 멋진 사진으로 구현해 찍어주는 포토스튜디오가 있어 이 공간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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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도구가 즐비한 스튜디오블랙 전경 [사진제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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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관련 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모티파이는 해당 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상주해있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전문가들 외에 라운지를 관리하는 컨시어지 스탭들을 통해 협업할 수 없는 스타트업을 종종 소개받을 수도 있다.

주윤식 모티파이 대표는 "스탭들의 전문성과 친절함에 이끌려 스튜디오블랙을 선택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자체적으로도 3D프린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원분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일종의 파트너십을 맺고 일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모티파이는 5월 한달동안 3D프린터 옆에 자사의 작풍믈 배치해놓는 등 타 입주기업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해당 공간에는 3D프린터 외에도 앱이 잘 구현되는지 각 기종별로 시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현대카드는 또 모티파이와 같은 전문기업 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이 새로운 서비스로서 3D프린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고경은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3D프린터 담당 선임연구원은 "처음 이 공간에 왔을때는 일이 없어서 사실 멍하게 앉아 있었던 적도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입주사 80여개 중 25~30개 업체가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블랙은 컬러 인쇄는 소정의 비용을 받지만 3D프린터 이용 비용은 자체적으로 부담할 정도로 체험의 문턱을 낮췄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단순 업무공간으로서 스튜디오블랙을 이용하기보다는 일종의 '꿈의 디딤돌'로서 해당 공간을 이용한다고 강조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이 잠시 거쳐가는 공간을 넘어 스튜디오블랙에서 다양한 체험과 협업을 통해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얘기다. 차상우 대표는 "IT기업 위주로 스타트업 관련 지원이 사실상 집중된 가운데 정부기관도 아닌 사기업에서 새로운 시각에서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을 선보였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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