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학생 있다" 실시간 댓글… 학생들 "동물원에 갇힌 기분"
중국의 인터넷 방송 열풍이 학교까지 불어닥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실을 생중계하는 학교가 1000곳이 넘는다. 중국은 지난해 인터넷 방송 사용자가 3억4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의 한 교실에 설치된 웹캠으로 촬영한 학생들의 모습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shuidi’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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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교실 생중계는 교육열이 높은 중국 학부모들 때문에 시작됐다. 위저우 제1 고등학교의 원밍지엔 교장은 신화통신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수업 태도를 좋게 하고 왕따를 없애기 위해 교실을 생중계해달라고 요구해 지난해 말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을 만들었다"면서 "부모가 다른 지역에 나가 일하거나 자녀가 기숙학교에서 다니는 경우 생중계를 더 많이 요청한다"고 했다. NYT 는 "중국의 일부 교사와 학부모는 학생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주목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교사나 학부모가 아니라 오락으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데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위저우 제1 고등학교 교실 생중계를 지켜본 사람은 지금까지 3만4000명에 이른다. 교실을 생중계하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는 "한 학생이 졸고 있다" "저 학생은 두리번거리기만 하고 공부는 안 한다"는 등의 댓글도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지나친 간섭이자 인권 침해"라며 교실 생중계에 반대하고 있다. 위저우 제1 고등학교 학생들은 NYT에 "우리가 다니는 학교는 '위저우 제1 감옥'"이라면서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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