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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인터뷰①] ‘임금님’ 문현성 감독 “‘머니볼’·‘킹스맨’ 떠올리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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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지민경 기자] 감독과 한 배우에게는 첫 사극, 다른 한 배우에게는 첫 상업영화 주연작.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모두에게 큰 도전이었던 작품이었을 것이다. 특히 영화 ‘코리아’ 이후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문현성 감독에게는 의미가 남달랐을 터. 모든 작업이 끝나고 관객의 선택만이 남은 지금, 문 감독의 모습에서는 긴장과 설렘이 느껴졌다.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장르는 코미디이지만 한 없이 가볍다기 보다는 극 중간 중간 정통 사극의 느낌이 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코믹과 정통사극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오랜만에 등장한 유쾌한 코믹사극은 연휴 동안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문현성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 영화 어떤 것 같나. 기대만큼 잘 나온 것 같나.

▲ 저랑 배우 분들은 재밌게 신나게 했는데 막상 개봉할 때 되니 조심스럽긴 해다. 코미디 같은 경우는 유머코드도 맞아야하는데 과연 관객 분들이 그렇게 봐주실지가 너무 궁금해서 개봉이 가까워질수록 조심스러워진다.

- ‘임금님의 사건수첩’이라는 만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시나리오 초고를 먼저보고 만화를 읽어봤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용도 재밌었지만 주인공인 왕이 가만히 앉아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신하들한테 지시해서 처리해도 되는 일도 직접 나서서 한다는 설정이 재밌었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역동적이고 전체적인 톤앤매너가 젊고 밝다고 느꼈다. 저도 처음에 시나리오 읽기 전에는 사극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통 사극 쪽을 떠올렸는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아서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사극에 대한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풀어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사극은 처음인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 여러 가지가 있더라. 하나는 저도 무의식 중에 사극에 대한 선입견 같은 것들이 있더라. 그런데 이제 거기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 지가 저한테는 가장 큰 의문이었고. 또 하나는 막상 해보니까 역시 들었던 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많이 가는 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있는 걸 그냥 찍을 수 없으니까 당연히 준비하는 과정도 길었고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큰 숙제였다.

- 퓨전과 정통사극의 밸런스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 당연히 있었다. 물론 현장에서는 최대한 코믹한 부분들을 잘 살리기 위해서 서로 호흡을 맞추긴 했지만 너무 또 그 쪽으로만 치우치면 관객 분들이 보시기에는 영화의 밸런스가 가벼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스태프 분들이랑 이야기할 때는 은근히 그런 부분들에 대한 준비들을 많이 했다. 촬영, 조명, 미술, 의상, 분장, 음악까지도 어느 정도 무게 중심을 잡자라는 얘기들을 사전에 많이 했었고 그러면서 지금의 밸런스가 나온 것 같다.

OSEN

- 비슷한 소재와 장르를 가진 영화 ‘조선 명탐정’이 의식되기도 했나.

▲ 그 부분은 처음부터 편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따진다면 당연히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의 입장에서는 사극인데 코믹한 터치들이 들어가고 게다가 두 주인공의 콤비플레이가 중심이니 당연히 기존 사례들과 매치를 하실 수밖에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보신 후에 그런 요소들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내용도 다르고 특히 주인공들의 연기 그리고 콤비 플레이가 다르면 자연스럽게 저희만의 색깔이 표현되지 않을까라는 쪽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했던 것 같다.

- 기존의 추리물 중에 참고한 작품이 있나.

▲ 저는 의외일 수는 있는데 기존 사극이나 그 쪽 보다는 특히 두 주인공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머니볼’이라는 영화 속 브래드 피트와 그 옆에 있는 브레인 캐릭터가 예종과 이서를 보는 것 같았다. 신분 차를 요즘 식으로 바꿔서 보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과 앤 헤서웨이의 느낌도 많이 났고, ‘킹스맨’도 있었고 시나리오 작업할 때 그런 영화들 보면서 톤을 잡았던 것 같다. 가장 쉽게는 그냥 신입 인턴사원이 출근한 첫날 회장님을 모시게 돼서 계속 붙어 다니게 되는 상황들이 이어진다면 과연 어떤 콤비플레이가 생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편자위, 잠항선, 괴물 물고기 등 그동안 사극 영화에서 잘 보지 못했던 소재들이 등장한다.

▲ 시나리오 작업하면서 굉장히 많은 여러 가지 설정들을 테스트를 해봤다.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고 저희도 사극이라서 조심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써보면서 가능하겠다 싶은 것들을 추려나갔다. 그게 또 드라마하고도 연결이 돼야 하니까 여러 가지 시도들을 통해서 저희가 선택한 설정들이다. 최종적으로 판단하는데 있어서 고증에 맞냐 안 맞냐 보다는 이것이 우리 이야기와 잘 붙을지 아닐지 이런 것들이 주인공에게 주어졌을 때 재미가 있을 지 없을지에 좀 더 기준을 뒀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정통 사극과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던 것 같다.

- 앞으로 찍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 저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클린트 이스트 우드 감독 영화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볼 때 기분이 좋다. 보고 나면 행복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영화들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거기 까지 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혼자 있을 때는 그런 상상을 하는 것 같다. 사람냄새 나는.

- 차기작 계획이 있나.

▲ ‘임금님’ 하면서 사실 재밌게 해보자 하는 생각을 한동안 많이 해와서 그런지 ‘임금님’이 끝나갈 때쯤 되면서부터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생각이 제일 강해서 가능하다면 멜로 영화를 하고 싶은데 요즘 관계자 분들이 멜로를 꺼려하시는 것 같다. 저는 관객 분들은 여전히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만 좋으면. 그런데 업계에서는 멜로 너무 힘든데 라고 하셔서 저도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더 하고 싶기도 하다. /mk3244@osen.co.kr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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