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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브로너 `닥터브로너스` 매니저 "착한제품 만들었더니 세계 1위 따라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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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단돈 1달러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착한 제품'을 만들다보니 미국에서는 입소문만으로도 업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미국의 유기농 비누 업체인 '닥터브로너스'에서 전략 어드바이저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매니저를 맡고 있는 크리스 린 브로너 씨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닥터브로너스는 화학 제품을 쓰지 않고 유기농 원료만을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인체 친화적인 세정제를 만드는 회사다. 미국에서는 유기농 보디케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로너 씨는 "상업적인 광고 없이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16년 연속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면서 "좋은 재료를 쓰고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고도 얼마든지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닥터브로너스는 유기농·천연 원료를 사용해 미국 농무부(USDA) 인증을 받았다. 합성 보존제와 계면활성제 등 유해물질을 일절 쓰지 않는다. 또한 공정무역 원료만을 사용해 원재료를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있다.

그는 "광고와 마케팅을 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으며,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원료를 농부들에게 직접 공급받기 때문에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면서 "기업의 영리 추구와 CSR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기업들은 연말에 기부하는 형태로 사회공헌을 하지만 우리는 제품 제조 과정에서부터 사회공헌을 한다"면서 "영리 추구와 사회공헌이 한 몸이어서 따로 떼어 구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닥터브로너스는 지난해 마약 정책 개선, 지속 가능한 농업, 평등한 임금과 공정 무역, 동물 보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총 873만달러(약 99억원)를 사용했다. 이는 총매출액의 8.4%이며 세전 이익금 기준으로는 40.9%에 달한다.

닥터브로너스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과 최고경영자(CEO) 임금 차이가 5배 이상 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평균이 276배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수준이다.

브로너 씨는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소득이 더 늘어나도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면서도 충분히 좋은 삶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 창업자인 에마누엘 브로너의 아들이자 현재 CEO인 데이비드 브로너의 아내다. 그는 이날도 화장기 없는 얼굴에 회사의 경영 철학인 '우리는 하나(All-One)'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왔다.

[강다영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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