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최대 골프장 예약 사이트 '엑스골프(XGOLF)'를 인수한다. 최근 3년 새 문화·콘텐츠에서 금융, 외식, 패션,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광폭 행보를 보여온 YG엔터테인먼트가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YG스포츠는 이날 엑스골프를 운영하는 그린웍스 지분 100%를 31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 자금은 관계사인 YG인베스트먼트와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지난달 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서 165억원, 모회사인 YG플러스에서 150억원을 각각 출자받는 방식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YG스포츠는 YG엔터테인먼트의 손자회사이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YG플러스의 자회사다.
토종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온라인 가격 비교 브랜드 '에누리닷컴'의 자회사 그린웍스가 운영하는 엑스골프는 국내 1위 온라인 골프 예약 서비스 업체다. 300여 개 골프장과 제휴를 맺어 예약 서비스와 국내외 골프투어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누적 회원 가입자 수는 70만명에 달한다. 골프 산업이 회원제에서 대중제(퍼블릭)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20·30대 골프 인구가 늘고 있어 국내 최대 골프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YG스포츠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골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골프 인구 확대로 골프 예약 서비스 시장의 성장성이 큰 데다 엑스골프가 기존에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네이버와 협력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도 예상된다. 골프 산업 내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처음 골프 사업을 시작한 때는 2015년이다. 당시 자회사인 YG플러스를 통해 '지애드커뮤니케이션'을 60억원에 인수한 뒤 YG스포츠를 신설했다. 이후 김효주 등 국내 유명 골프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프로골퍼 매니지먼트와 골프대회 기획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일본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보미 선수와 국내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는 장기적 관점에서 YG스포츠가 골프장 운영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3년 전 세계적 명품 기업 LVMH그룹 계열의 PEF인 L캐피털에서 8000만달러(약 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시작은 2014년 11월 보광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휘닉스홀딩스를 인수해 설립한 YG플러스부터다. 2014년 말에는 홍콩 화장품 업체인 코스온 자회사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을 약 50억원에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에는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노희영 대표와 YG푸즈를 만들어 외식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PEF 운용사인 YG인베스트먼트를 출범하며 금융투자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지난 3월 네이버와 손잡고 5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하며 투자처 발굴에 한창이다.
한편 VIG파트너스는 인수 2년 만에 엑스골프를 매각하면서 약 25%의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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