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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한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자본유출 가능성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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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보고서] 내외금리 차 요인 상대적으로 적어

국제금융시장 불안 전이·국내 경제 취약 요인 더 큰 영향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한국은행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 차가 줄어도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세 차례 대규모 자본유출기를 분석한 결과 내외금리 차보다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내경제의 취약요인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2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1997~99년, 2008~09년, 2015~16년 세 차례의 대규모 자본유출기를 경험했다. 1차 시기에는 53억달러의 자본이 빠져나갔고, 2차 시기는 562억달러, 3차 시기는 363억달러가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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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한미 장기시장금리 역전으로 자본이 큰 폭으로 유출된 사례는 3차 자본유출기가 유일하다. 과거 미 연준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한미 정책금리나 장기시장금리가 역전된 시기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유입됐다.

세 차례 자본유출은 모두 신흥시장국과 선진국에서 비롯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로 전이되면서 촉발했다. 1차 유출기에는 아시아 외환위기, 2차 유출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3차 유출기에는 중국과 자원수출국의 경제불안이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민감도를 높였다.

국내경제의 대내외 취약성이 높은 경우에는 대규모 자본유출이 실물경제의 심각한 위축으로 이어진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가 유지됐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한은은 향후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 하에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내외금리차의 영향을 받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전체 투자자금의 27%)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외금리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간자금보다 장기투자 성향인 공공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외국인 보유채권의 잔존만기가 장기화하는 등 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한은은 "미국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채권투자자금 유출이 일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규모가 심각한 영향을 미칠 만큼 크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신흥시장국 경제의 취약성이 최근들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신흥시장국 취약성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평가대상 13개국 중 8개국의 충격 대응능력이 향상됐다.

다만 한은은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 가계부채 누증 등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부 위험요인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전제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기적으로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해 대외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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