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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안 하는 수밖에"…음주운전 처벌가중 사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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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위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법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가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운전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커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부(성기권 부장판사)는 27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1심의 벌금형(700만원)을 깨고 징역형(징역6개월ㆍ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충남 서산의 한 도로에서 만취(혈중 알코올 농도 0.234%) 상태로 차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3년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해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A씨가 '선처'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두 차례나 선고받고도 또 범행을 저지른 이상 1심의 벌금형은 너무 가벼워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부는 A씨와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B씨의 항소심에서도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단을 깨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도 2009년과 2013년 각각 한 차례씩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오연정 부장판사)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운전자와 그의 어머니,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C씨의 항소심에서 최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4년보다 무거워진 형량이다.

재판부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참담한 범죄를 일으켰고 그 결과 일가족 중 3명이 사망해 한 가정이 붕괴됐다"면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음주운전 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이에 따른 사고 등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 "엄정한 처벌을 통해 공공의 안녕을 지켜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 강정호 선수의 음주운전 사건과 맞물려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지난 달 3일 강씨의 음주운전 등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강씨는 음주운전으로 벌써 두 번을 처벌받았는데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했다"면서 "이번에는 단순히 음주운전으로 그친 게 아니고 사고까지 발생했고 사고의 정도도 가벼운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조 판사는 강씨가 이미 두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일이 있음을 언급하고 "이미 범죄에 대해 경고를 받았다는 것인데 그런데도 또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은 벌금형이 더 이상 강씨에게 처벌의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판시했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씨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강씨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강씨의 변호인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김종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의 징역형이 유지되면 비자 발급이 불가능해져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없다"면서 "비록 잘못이 작지 않지만, 야구를 접으라고 하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주기 바란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냈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로 운전하다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2009년 8월 음주 단속에 적발되고도 2011년 5월에도 술을 마시고 교통사고를 내 음주 운전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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