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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 셰일혁명의 그림자…"장기선물 위축에 유동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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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장기 WTI 선물 미결제약정 75% 감소

셰일, 기민한 생산조절 가능해 대부분 헤지 1년

뉴스1

노스다코타주의 한 셰일 시추 설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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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셰일 혁명이 미국 원유의 장기 선물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원유선물 거래가 대폭 증가했지만 정작 3~4년 장기물 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 유동성 문제가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4년 만기의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미결제약정은 2012년 이후 75%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WTI 시장이 40% 넘게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모든 선물시장에서 장기 미결제약정은 12월 인도분에 특히 집중된다. 하지만 최근 원유 시장에서 이러한 추세는 시들해졌다.

WTI의 2020년 12월 인도분 미결제약정은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6600계약(1계약당 1000배럴, 660만배럴)이었다. 5년 전의 경우 2015년 12월 인도분 미결제약정은 2만6500계약에 달했다.

2021년 12월 인도분의 미결제약정 역시 지난해 평균 1500계약으로 5년전 2016년 12월 인도분 미결제약정의 1만1600계약을 크게 밑돌았다.

이처럼 엇갈린 현상은 미국 셰일 혁명의 부수적 효과라고 FT는 설명했다. 셰일은 전통적 방식보다 빠르게 생산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몇 년 후 먼 미래의 가격 변동을 헤지(hedge)할 필요가 없다.

우드맥켄지의 벤자민 셔턱에 따르면 셰일 유정의 경우 시추부터 원유 추출까지 1~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대부분 셰일 생산업체들의 헤지는 최대 1년 만기로 잡는다. 셰일 유정에서는 첫 해에 가장 많은 생산이 나오기 때문에 1년이면 가격 리스크를 커버하기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블루 푸트남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셰일) 생산업체들이 단기 헤지를 걸고 있다"며 "24개월을 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공급이 넘쳐 남에 따라 펀드 매니저들이 유가에 대한 장기 베팅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 마이클 귀도 맥쿼리 헤지펀드에너지 책임자는 "셰일이 구현한 현실로 인해 미결제약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많은 월가 은행들의 원자재 사업부가 미결제약정과 함께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도 있다. 선물의 변동성이 현물에 비해 작다는 사실에 헤지펀드들이 장기 베팅을 꺼리는 것이다. 에너지리스크자문사인 모비우스리스크그룹의 존 소서는 "유동성은 유동성을 낳지만 부족해지면 더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의 12월 인도분 미결제약정은 늘었다. 그레험인베스트먼트의 더글라스 헵워스 부사장은 "브렌트유 선물의 미결제약정이 늘었다는 것은 단기보다 장기로 투자하는 전통적 원유생산업체에 대한 투자매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멀리 내다보는 누구든지 전통적인 원유를 헤지해야 한다"며 "브렌트가 전통적 흐름을 더 잘 대변하는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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