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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난치병 아동 꿈 이뤄주며 희망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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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

삼성라이온스 시구 한 김찬수 군

투병중이던 근육암 극복 계기 돼

명예 경찰관 체험, 공군 파일럿 등

15년간 3500명 다양한 소원 들어줘

아동들에 신체·정신적 도움 효과

중앙일보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찾은 심규휘군이F-15K 전투기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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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다닐 때부터 하늘을 나는 게 꿈이었어요. 커다란 전투기에 타보니까 완전 기분 좋았어요. 완전!” 지난 3일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을 찾은 심규휘(15)군은 이날 공군으로부터 명예 파일럿 임명장을 받았다. 파일럿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도 목에 걸었다.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 조종석에도 직접 탑승했다. 심군이 오래 전부터 품고 있던 소원이 이뤄진 날이었다.

대구 달성군에 살고 있는 심군은 2013년부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싸우고 있다. 몸이 아파 또래 아이들과도 쉽게 어울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전투기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꿈만큼은 버리지 못했다.

2년 전 심군의 소원을 듣게 된 ‘한국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은 공군의 협조를 얻어 전투기 체험을 추진했다. 지난해 일정이 잡혔지만 당시 심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체험을 미뤄야 했다. 올해 마침내 심군은 조종복을 입고 꿈에 그리던 전투기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시구를 한 김찬수(11)군도 비슷한 경우다. 김군은 2012년부터 근육암을 앓았다. 평소 삼성라이온즈 김상수 선수의 팬이었던 김군은 김상수 선수를 만나 야구장에서 시구를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 역시 메이크어위시 재단이 나섰다. 김상수 선수의 등번호인 7번을 달고 공을 던졌던 김군은 이제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한국 메이크어위시 재단은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들어준다.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소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쉽게 외출을 하기 힘든 난치병 아동들은 건강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단 설립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7년 백혈병 판정을 받은 당시 7세의 크리스토퍼 그레이시스는 힘든 투병을 하면서도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다. 80년 4월 크리스토퍼는 미국 애리조나 경찰국의 도움으로 명예 경찰관이 됐다. ‘이웃집 경찰 아저씨’ 프랭크와 함께 고속도로 순찰도 했다. 사흘 뒤 크리스토퍼는 “엄마, 난 이제 진짜 경찰이야. 내가 영원히 엄마를 지켜줄게”란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어머니인 린다와 프랭크는 이후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현재 50여개국으로 확대됐다. 2002년 26번째로 설립된 한국지부에선 17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그간 3500명이 넘는 아동의 소원을 들어줬다.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은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재단 측은 난치병 아동들이 소원을 이루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윤홍섭 재단 이사장은 “소원은 아주 특별한 힘이 있다. 앞으로도 소원 성취를 통해 난치병 아동에게 희망과 용기, 기쁨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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