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삶과 추억] ‘양들의 침묵’ 만든 조너선 뎀 감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2년 아카데미상 5개 부문 휩쓸어

조디 포스터 “그는 영혼의 챔피언”

중앙일보

조너선 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영화 ‘양들의 침묵’(위 사진) ‘필라델피아’(아래)를 만든 조너선 뎀 감독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73세.

뉴욕 롱아일랜드 태생인 뎀 감독은 1991년작 ‘양들의 침묵’으로 이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그해 최우수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주요 5개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FBI 신입요원(조디 포스터)이 연쇄살인범(앤서니 홉킨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 연출로 유명하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대화 장면 등이 핵심적이었다.

중앙일보

93년 연출한 ‘필라델피아’는 에이즈 환자가 사회 편견을 깨뜨리는 투쟁에 관한 이야기다. 배우 톰 행크스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범죄 스릴러물인 대표작 ‘양들의 침묵’을 내기 전 뎀 감독은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80년대 ‘멜빈 앤드 하워드’ ‘스윙 시프트’ ‘섬싱 와일드’ ‘매리드 투 더 몹’ 등은 히트를 치진 못했지만 평단에서 인정을 받았다. 특히 코미디 영화에서도 극도의 클로즈업을 시도해 관객과의 심리전을 펼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땅콩 장수 지미 카터’(2007), 앤 해서웨이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린 ‘레이첼, 결혼하다’(2008) 등을 발표했다. 만년엔 독특한 시도도 했다. 2010년엔 연극 연출에 도전했고 2016년에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공연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며 “공연 영화이자 동시에 예술가의 경력 중 한 지점을 그린 초상화”라고 소개했다. 뎀 감독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록 음악의 역사에 관한 작품으로, 올해 여름 공개될 예정이었다.

AFP에 따르면 뎀 감독의 유족은 장례식 참석자들의 조화를 사양하고 대신 ‘이민자 정의를 위한 미국인’이란 단체에 기부를 부탁했다. 미국 내 이민자를 보호하는 자선단체다. 영화인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조디 포스터는 인터뷰에서 “친구이자 멘토이며 좋은 사람을 잃었다. 조너선은 유쾌하고 그의 작품 만큼 깊이 있는 사람이었다. 누구도 그만큼 창조적일 수 없다. 그는 항상 영혼의 챔피언이었다”고 했다. 영국 영화배우인 탠디 뉴튼은 트위터에 “가장 뛰어난 감독이자, 아버지, 친구, 활동가인 그의 죽음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