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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멍멍 짖는 '심리치료사'…유기견 세 마리 초등학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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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마곡초 '학교멍멍' 입학식… 학생들, 개 돌보며 생명존중 등 배워

뉴스1

지난 25일 대전 서구 선암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 멍멍 입학식’. 아이들은 강아지들에게 ‘하루’와 ‘하나’라는 이름을 붙였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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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생이 된다. 단순한 학생이 아니다. 생명존중 의식과 인성 등이 미흡한 초등생들을 심리적으로 치유하는 '심리치료사' 역할까지 맡는다.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28일 인천 마곡초에서 유기견 세 마리의 입학식을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농진청이 동물들을 통해 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치유 및 위로하고, 학생들이 생명존중의식 등을 배우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진청이 마곡초를 비롯해 서울 한산초, 대전 선암초, 부산 성우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해 진행하는 '학교멍멍·학교깡총' 동물매개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마곡초의 경우 경기도의 한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입양자를 찾지 못해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 세 마리를 입양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유기견 등 동물을 입양해 키우면 정서적으로 큰 교육 효과가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1곳에서 학생 97명을 대상으로 학교에 마련된 닭 사육장에서 병아리와 닭을 키우는 '학교꼬꼬' 동물매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의 생명존중의식이 8%, 인성이 8.2%, 자아존중감이 13.2% 향상했다. 저학년의 경우 부정적 정서가 33.5%나 감소했다.

'학교꼬꼬' 프로그램을 개와 토끼로 확장한 게 바로 '학교멍멍·학교깡총' 프로그램이다. 40명의 학생이 조를 나눠 교사의 감독 아래 Δ먹이 주기 Δ배설물 치우기 Δ목욕하기 등을 하며 동물과 교류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동물매개심리 전문가에게 Δ동물 집 꾸미기 Δ돌보기와 산책하기 Δ감정 나누기 Δ동물 몸 알아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배운다. 동물복지 침해를 막기 위해 동물보호 지침을 마련하는 등 프로그램을 세심하게 짠 게 돋보인다.

오형규 농진청 기술지원과장은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아이들의 지나친 관심과 행동이 동물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하게 관리 및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학교멍멍' '학교깡총' 프로그램에서도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경우 프로그램 내용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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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전 서구 선암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 멍멍 입학식’에서 5학년1반 학생들이 8개월간 같이 지내게 될 강아지 ‘하루’와 ‘하나’와 함께 현판식을 하고 있다. © News1 주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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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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