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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삼성, '정유라 공주승마' 취재에 비밀지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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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최씨 측근' 박원오 이메일 공개

"소문 싹부터 없애야..마장마술 선발 않고 정유라 비밀 지원"

삼성 "승마지원 어쩔수 없이 해..중단이 현실적 바람이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삼성 측이 2015년 12월 ‘정유라 공주 승마 의혹’에 대해 일부 언론이 취재에 들어가자 대책회의를 열고 정씨에 대한 비밀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 대한 뇌물죄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61)씨 측근이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이메일을 공개했다.

특검에 따르면 해당 메일은 2015년 12월 8일 박씨가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에게 보낸 것으로, ‘김종 차관에게 보내달라’는 내용과 함께 ‘차관보고.hwp’라는 문서 파일이 첨부돼 있다.

‘차관보고’ 문서는 하루 전인 12월 7일 박씨가 승마협회 부회장이었던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 김 전 전무가 언론 취재에 대한 대책 회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문서에는 당시 정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을 취재 중인 언론사와 기자 이름과 대략적인 취재 내용이 적시돼 있다.

향후 선수단 운영방안으로는 ‘정 선수는 모친이 직접 지원한다는 명목 아래 장애물만 지원하기로 하고 마장마술은 선수 자체를 선발하지 않고 정 선수만 비밀리에 지원한다’고 기록돼 있다.

즉, 대외적으로 정씨를 어머니인 최씨가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명목을 내세워 마장마술 분야에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 대신, 몰래 정씨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문건엔 아울러 최씨에 대해서도 ‘현재 한국에서 독일회사를 최 여사님이 운영한다는 소문도 있다. 여사의 독일 내 움직임 모두 한국에 퍼짐. 최 여사님 인사관리가 문제가 됨’이라고 적시돼 있다.

특검은 “코어스포츠의 운영자가 최씨라는 것을 황 전 전무 등 삼성 측이 알고 있었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 같은 대책회의에 앞서 같은 해 11월 29일 최씨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돼 있다.

그는 메일에서 언론 취재 내용과 함께 “삼성 측에서는 살시도를 반품 또는 판매를 하고 다른 말을 구입하자는 의견입니다. 이런 소문은 나오자마자 싹부터 없애자는 의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이 마장마술과 장애물을 지원하고자 마필을 구입했으나 이제 마장마술은 지원하지 않기로 정책이 바뀌어 마필을 처분한 것으로 한답니다. 그 후 유연이 말은 별도 방법으로 구입하겠답니다”라고 삼성의 대응전략을 최씨에게 보고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삼성은 승마 지원 자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으로) 어쩔 수 없이 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도 기회가 되면 중단하려고 했다. 그것이 현실적 바람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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