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해수 담수화 설비 등 대책마련과 함께 상수도 관리를 마을 이장이 아닌 인천시가 직접 맡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평도의 상수도 관리를 맡고 있는 이장들과 주민들은 2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년 식수난과 생활용수 부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인천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총 48가구 80여명이 사는 소연평도의 경우 현재 3일에 한 번 30분가량 만 물을 공급받고 있다. 주민들은 식수를 사 먹을 가게조차 없어 인천시가 제공하는 페트병 병물 '미추홀 참 물'에 의존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식수뿐 아니라 생활용수도 부족하다. 2015년만 해도 운반선으로 주 2회 생활용수를 공급받았지만 이마저도 예산 부족으로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긴급하게 꽃게 운반선에 부탁해 생활용수를 조달한 적도 있으나 비용상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주민들은 "생활용수가 부족해 빨래를 일주일에 두번 대연평도로 보내면 자원봉사자들이 세탁을 해주고 있다"며 "화장실에도 물이 없어 3년 째 사용 못하고 있고, 용변을 불가피하게 야산에서 해결하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대연평도 역시 사정은 비슷해 오전 6시부터 8시까지만 급수가 이뤄지고 있고, 비상시 군부대 물차 도움을 받고 있다. 대연평도는 특히 지난 북의 포격으로 수도관로 누수율이 약 40%에 달하고 있지만 아직껏 조치가 안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소청도의 경우 매년 물 부족에 시달려온 가운데 이달 초엔 5일간 식수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마을수도시설이 누수돼 원인 조사를 하느라 급수가 멈춘 것이다.
서해5도의 물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섬지역이다보니 상수도시설이 미비해 주로 지하수(우물)에 의존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식수·생활용수와 함께 조업철 용수 확보, 관광객 유입 등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해5도는 가뭄도 잦다. 2015년과 지난해의 경우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지하수 사용량 증가로 식수원이 고갈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물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수 담수화 시설 구축, 물 인프라 지원을 의무화한 조례 제정, 마을상수도 운영주체와 관리권의 인천시 이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연평도 이장들은 "'인천시 마을상수도 및 소규모 급수시설 운영 관리 조례'에 의해 각 마을 이장들로 구성된 '연평도상수도관리운영위원회'가 섬의 상수도 업무를 맡고 있다"며 "예산문제 등으로 더 이상은 위원회가 감당할 수 없으니 인천시가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수도법상 마을상수도는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돼 있다"며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또 지하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바닷물을 정수해 사용하는 해수 담수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국·시비 57억원을 들여 현재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소연평도와 소청도에 올해 10월까지 해수담수화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수담수화 시설 용량은 소연평도에 하루 100t, 소청도에 150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또 대청도와 대연평도 해수담수화사업도 완공 시기를 2020년에서 1년 앞당길 계획으로, 현재 해수담수화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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