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박원오씨가 최순실씨 등에 보낸 이메일 공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에 관한 8회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4.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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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최은지 기자 = 삼성 측이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기존의 말을 팔고 다른 말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은밀히 추진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내용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공판에서 특검이 공개한 전직 승마협회 전무 박원오씨의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특검에 따르면 2015년 말 마필 구입 과정에서 횡령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 놓였던 박씨는 최씨에게 해명하기 위한 마지막 편지를 보냈다.
해당 메일에서 박씨는 "회장님께 제가 설명이 부족해 발생한 사태에 대해 설명한다"면서 "살시도(정씨의 말) 구입 문제로 한국에서 복잡하다. 언론사에서 '삼성이 유연이(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에게 말을 사주고 그 말로 시합에 나갔다'고 취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측에서는 '살시도를 반품 또는 판매하고 다른 말로 구입하자' '소문이 나오자마자 싹부터 없애자'는 의견이다"면서 "이제 마장마술은 지원하지 않기로 정책이 바뀌어 마필을 처분한 것으로 하고 유연이 말은 별도의 방법으로 구입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이) 큰 회사와는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기서 정보가 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일단 이 말(살시오)을 유연에게서 떼어 놓으셔야 한다. 신속히 처리 부탁한다고 요청이 왔다"고 전했다.
박씨는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지원에서 배제된 후 독일에서 귀국해 황성수 대외협력담당 전무(54·대한승마협회 부회장),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 등을 만나 의혹 확산에 대한 대응 방안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회의 내용을 정리해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에게 보고해달라며 김 전무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삼성이 살시도를 재판매하고 앞으로의 정보 유출을 막고자 큰 회사와의 거래를 보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삼성 측이 마장마술을 지원하지 않고 삼성이 아닌 모친(최씨)이 직접 지원한다는 명목 아래 지원하는 방안' '당초 계약서 원안대로 정씨 외에 유망선수들도 선발해 훈련시키는 방안' 등을 논의했던 내용도 들어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삼성은 기본적으로 승마지원을 원해서 한 것이 아니다. 언론보도가 있을 때마다 (승마지원을) 축소하거나 어떻게든 끊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면서 "이것이 과연 뇌물을 주는 사람의 태도인지 생각해달라"고 주장했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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