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국방부 장관 공동 기자회견 갖고 사드 배치 반대 공식 표명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부지 (사진=대구일보) |
주한미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옛 성주골프장 부지 배치를 강행하자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국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간) 제6회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MCIS)에서 전 세계 미사일 방어 정세와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측 대표인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작전국 부국장인 차이쥔(蔡軍) 소장은 이날 회견에서 "글로벌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발전은 국제 안보를 필연적으로 악화시키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이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배치를 독자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일방적인 우세를 꾀하려는 것으로 이는 지역 긴장 상황을 고조시키고 전면적인 군비 경쟁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따.
러시아 측 대표인 포즈니시에르 총참모작전국 제1총국장 역시 사드 배치에 대해 "전략 균형 파괴와 함께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추고 새로운 군비 경쟁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이 이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배치한다고 하는데 중·러의 전략 안보와 글로벌 전략 안정에 위해가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보다 앞서 모스크바국제안보회의 개막 연설에서 "사드의 무리한 한국 배치는 한반도의 심각한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비판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드의 성주 배치를 한·미 양국이 중국의 등을 칼로 찌른 것에 비유하며 강력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27일 사설에서 전날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 작업 재개를 “중국이 미국과 협력해 북한 핵실험을 저지하고 있던 순간에 미국과 한국은 다시 중국의 등을 칼로 찔렀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25일 북한군 창건기념일을 맞아 북한이 우려와 달리 핵실험을 추진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양국의 사드 배치는 “북한을 향해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한 것이나 다름없는 과격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는 이날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사드 시스템이 다음달 중순쯤 작전태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하며 "중국은 이에 군사적으로 상응하는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탄도미사일 기술전문가이자 양자(量子)국방사무 수석과학자 양청쥔(楊承軍)은 "사드 배치가 중국 국가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불허이며 중국이 정치외교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 외에 군사적 대응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한국의 사드배치가 재개되면서 중국 정부와 매체들이 다시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환구시보의 이날 사설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격렬히 비난하면서도 중국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북한 제재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한반도 문제는 마구 뒤얽혀 복잡하지만 북한 핵실험을 막는 것이 가장 급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태도는 사드 배치 때문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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