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들의 반란' 현대차 납품 7社 1조8000억대 담합 적발

[입찰방해 혐의로 13명 임원 불구속 기소…알루미늄합금, 300만대 차 생산에 쓰여]

서울중앙지검 청사/사진=뉴스1

현대자동차에 알루미늄합금을 납품하는 업체 7곳이 1조8000억원대 담합 행위를 벌여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 사건을 '갑에 대한 을들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27일 현대차 납품업체 7개사의 임원 13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업체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8회에 걸쳐 투찰 가격, 낙찰 순위 등을 사전 협의한 뒤 모두 1조8525억원 상당을 낙찰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7군데 중 한 곳의 대표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친인척 관계에 있어 담합을 논의한 모임에 나가지 않았는데도 카르텔에 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런던금속거래소 알루미늄 시세를 따져 발주사의 내부 검토가를 예측한 뒤 투찰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7개사가 제공한 알루미늄합금은 300만대의 자동차 생산에 이용됐다. 알루미늄합금은 엔진 실린더헤드, 변속기케이스 등 자동차 부품 생산에 쓰인다. 검찰은 해당 업체들이 담합으로 1800억원 상당의 추가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추산했다.

검찰 관계자는 "발주사인 현대차와 현대파워텍은 입찰을 같은 날 실시하거나 입찰 대상이 되는 기간을 분기에서 반기로 늘려 업체 간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도록 구조를 개선했다"며 "그런데도 이들은 이 같은 조치를 무력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공정한 시장경제질서가 확립되도록 담합 사건을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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