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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화장실 다녀왔다는 이유로 흑인 승객 내쫓은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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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델타항공이 이륙 전 화장실을 다녀온 승객을 쫓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델타항공 승무원들이 이륙하려던 차에 화장실을 다녀온 승객을 기내에서 강제로 쫓아냈다고 보도했다. 쫓겨난 승객은 흑인 남성으로 사연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위스콘신 주 밀워키공항으로 가는 델타항공 기내에 탑승한 키마 해밀턴(39)은 여객기 이륙 전 소변이 마려워 기내 화장실로 갔으나 사용을 저지당했다. 승무원은 "만약 화장실을 이용하면 이륙을 할 수 없으니 잠시만 참으라"고 했고 해밀턴은 바로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장실이 급했던 해밀턴은 다시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

이후 기장이 기내에 나타나 "신사 숙녀 여러분,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비행기는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 승객 1명을 내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 승무원 2명이 차례로 해밀턴에게 다가와 "짐을 싸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여객기는 활주로로 진입하지 않은 채 대기 상태였고 해밀턴은 사정을 설명하면서 내리기를 거부했으나 델타 항공 측은 완고했다. 기장과 승무원은 기내에 탄 모든 승객을 내리게 한 뒤 해밀턴만 빼고 다시 태우는 조치를 취했다.

해밀턴은 게이트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조사를 받아야 했다. 기내 복도 건너편에 앉아있던 변호사 부부가 해밀턴을 변호해줘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지만 그는 새 항공권을 사야 했다. 해밀턴은 델타항공으로부터 돌려받은 금액보다 3배를 더 주고 즉석에서 항공권을 샀다.

해밀턴의 사연은 기내에서 인근에 앉아있던 변호사가 델타항공에 보내는 장문의 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학교 전임 강사로 일하는 해밀턴은 승객들에게 자신으로 인해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델타항공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기내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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