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가 나오는 <사임당: 빛의 일기>(에스비에스)는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집계)로 시작해 8%까지 떨어졌다. 유아인과 임수정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시카고 타자기>(티브이엔)는 2%로 기대에 못 미친다. 10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한국방송2)에서 조여정한테 묻힌다. 가장 최근 방송 시청률이 4.8%. 스타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던 시대는 지났다.
누가 나오느냐는 화제 몰이는 된다. 고소영이 10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니 어떤 모습일까 기대심리는 컸다. 2004년 <대장금>(문화방송) 이후 이영애가 어떤 작품을 선택했을까, 이영애는 여전히 고울까는 당연히 관심거리다. 그래서 스타가 나오면 호기심에 첫 방송은 시청률이 잘 나온다.
그러나 갈수록 떨어진다. 스타만으로 붙들어두기에는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다. 요즘 드라마는 스타의 ‘이름값’보다 내용이 우선이다. 짜임새 있고 탄탄한 대본이 첫 번째고, 스타는 그다음이다. <터널>(오시엔), <김과장>(한국방송2) 등 깜짝 놀랄 정도의 스타가 나오지 않아도 대본이 좋고, 내용이 좋으면 시청자들은 알아서 본다.
오랜만에 나오는 스타들이 이름값에 기대어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는 것도 외면받는 이유다. 대부분 인기를 얻었던 과거 모습에 기댄다. 이영애는 <대장금>의 단아하고 진취적인 여성상 이미지를 이번에도 활용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그가 연기하는 사임당 신씨도 <대장금>처럼 단아하고 강인한 여성이다. 한류에서 통하는 이미지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올 1월에 종영한 <푸른 바다의 전설>(에스비에스)에서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2013, 에스비에스) 속 발랄하고 예쁜 이미지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않았다.
변신을 하더라도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면 공감을 살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도 거부감을 준다. 광고와 평소 생활에서 늘 화려한 ‘유명인사’(셀러브리티)의 모습을 강조했던 그들이 드라마에서 변신한답시고 억척 이미지를 내세운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전세금이 부족해 고민하고, 이영애는 시간강사에 며느리로 힘겨운 모습을 보여준다. 고소영과 이영애의 고단한 삶이, 실제 그런 삶을 사는 우리를 얼마나 보듬을 수 있을까? 그런 생활을 해보지 못한 그들의 연기에 깊이는 없다.
스타의 이름값이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배우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해야 영원한 스타로 남는다.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방송연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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