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평택시, 민간어린이집 인가 '특혜' 의혹 3

평택시가 옥외놀이터라고 판단한 아이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사진=박진영 기자)

평택시가 옥외놀이터라고 판단한 아이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사진=박진영 기자) (평택=국제뉴스) 박진영 기자 = 경기도 평택시가 특정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무리한 설치인가와 근거없는 변경인가에 이어 이번에는 변경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원을 터무리없이 늘려 줬다는 의혹이 또 다시 제기돼 '특혜' 논란이 재점화됐다.

평택시는 지난 6년 동안 평택시 전지역 민간어린이집 인가를 엄격히 제한한 어린이집 보육수급 정책에 반해 특정 민간어린이집만 인가를 내줘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본보 2016.11.28 자, 평택시, 민간어린이집 인가 '특혜' 의혹 1, 2)

평택시는 지난 2010년 '민간˙가정어린이집 수급계획 규제'를 도입하면서 신규설치인가 시 보육수요와 어린이집 정원충족률을 엄격히 적용해 해마다 수급계획을 통해 설치인가를 제한했다.

또한 변경인가는 정원 한도내에서 동일한 행정동 내 소재지 변경만 가능할 뿐 다른 변경인가는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택시는 지난해 3월18일 A민간어린이집에 정원 50명으로 설치인가를 내줬고 또 다시 3개월도 지나지 않은 6월7일 정원을 3배가 넘는 159명으로 정원 변경(증원) 인가를 내줬다.

이는 평택시보육정책위원회가 매년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어린이집 수급계획' 결정공고에 어긋나는 것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였다.

평택시가 옥외놀이터라고 판단한 아이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사진=박진영 기자)

평택시가 옥외놀이터라고 판단한 아이들을 위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사진=박진영 기자)

근거없이 정원을 3배 증원해 주고, 감사 사실도 숨겨

그런데 평택시가 정원 변경 인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실외놀이터 면적을 산정해 정원을 규정보다 많이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민간어린이집은 지난해 6월 정원 변경을 위해 옥외놀이터 면적이 183.41㎡라고 표시된 배치도를 평택시에 제출했다.

'영유야보육법'에서 정하는 놀이터 면적 기준을 보면, 정원 130명~159명까지의 면적 산정 기준은 130명 x 40% x 3.5㎡이다.

이 기준에 따라 A민간어린이집이 159명의 정원을 받기위해서는 182㎡ 이상의 옥외놀이터 면적이 확보돼야 한다.

A민간어린이집은 182㎡ 이상의 옥외놀이터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옥외주차장 부지를 옥내주차장으로 설계변경했다.

그리고 건축바닥 면적을 제외한 확보된 기존의 옥외주차장 면적과 거의 모든 대지안의 공지(인접대지와의 경계 부분 등) 면적을 더해 옥외놀이터 면적 183.41㎡을 확보했고, 평택시는 그것을 그대로 반영해 증원해 줄 수 있는 최대 정원인 159명을 인가했다.

문제는 평택시가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라고 판단한 추가 확보 공간은 나무나 조형물 등이 있어 폭이 1m 내외이거나 모퉁이 부분으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라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평택시는 이런 곳을 159명의 어린이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근 지자체의 어린이집 설치ㆍ변경인가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이런 경우가 다 있나요? 아무래도 평택시가 이해할 수 없는 증원변경을 해준 것 같다"며, "만약 우리시라면 이 경우 50명에서 단 한 명도 증원 해줄 수 없고, 만약 무리를 해서 증원을 해준다 해도 87명 밖에는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면적 산정 기준을 보면, A민간어린이집이 최초 50명 정원을 받을 때 면적이 79.45㎡이고, 증원을 받기위해 제출한 배치도 상에서 나무와 조형물 등이 설치된 곳과 폭이 2m도 안되는 모퉁이 면적을 제외한 구역의 면적은 약 57.82㎡이다.

이 57.82㎡에 원래 면적 79.45㎡를 더하면 137.27㎡가 되고, 이 면적으로 정원을 산출하면 87명(50~99명까지의 면적산정 기준은 정원 x 45% x 3.5㎡)이 된다.

A민간어린이집이 정원 증원을 위해 설계변경했던 옥내주차장 부분(사진=박진영 기자)

A민간어린이집이 정원 증원을 위해 설계변경했던 옥내주차장 부분(사진=박진영 기자)

결국 평택시는 뚜렷한 법적 근거도 없이 특정어린이집을 위해 설치인가 뿐만 아니라 변경인가의 내줬고, 그것도 모자라 정원도 마음대로 늘려 줘 '특혜' 논란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더구나 평택시는 이 어린이집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나 시정도 없이 어물쩍 넘어 가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이 A민간어린이집은 건물 내로 들인 옥내주차장을 없애고 변경인가를 받기 전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주차장법을 위반한 불법현장에서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는 모습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 어린이집은 꼼수를 부려 정원도 3배이상 늘리고, 불법으로 사용면적도 늘리고...참 대단하다"면서 "이렇게 하게끔 빌미를 제공하고도 아무런 조치도 없이 묵묵부답인 평택시는 아무래도 외부감사나 사법당국이 나서야 할 것 같다"며 혀를 찼다.

한편 이 어린이집 특혜의혹과 관련해 평택시 감사관에게 감사 사실여부한 바, 감사관은 이와 관련 전혀 감사를 진행한 바 없다고 했으나 담당부서는 이 문제에 대해 감사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상반된 이야기를 했다.

또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일면식도 없는 A민간어린이집 관계자가 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본 취재진의 휴대폰 번호를 입수해 전화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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